한국은 물론 전 세계를 사로잡은 동화를 쓴 작가가 자신의 동화의 저작권을 갖지 못하게 됐다. 계약서를 잘못 쓴 대가를 혹독하게 치른 백희나 작가는 여기까지 밖에 싸우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지난 9일 오후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구름빵'으로 아동 문학계의 노벨상 아스티르드 린드그렐상을 받은 백희나 작가가 출연했다.

백희나 작가는 2004년 집필한 '구름빵'의 저작권을 출판사에게 뺏기면서 16년간 분루를 삼켜야했다. 대법원까지 가는 기나긴 소송 끝에 그는 저작권을 출판사에 넘겨줘야했다.

백희나 작가를 가슴 아프게 한 것은 동화를 통해서 얻는 수익보다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변형된 2차 창작물 때문이었다. 백희나 작가는 애니메이션, 뮤지컬 등을 마음편히 보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바라봐야했다.

백희나 작가는 이기지 못하는 소송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자신이 저작권을 빼았겼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 기꺼이 싸웠다. 백희나 작가는 "여기까지 밖에 싸우지 못해서 후배 작가들에게 미안하다"라며 "길을 잘 닦아 놨어야 했다. 자신의 작품을 별거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듣지 말아야 한다. 적어도 자기 자신은 자기 작품을 최고로 대우해줘야한다. 계약도 그에 맞게 이뤄져야 한다"고 진심어린 조언을 했다.

백희나 작가의 공은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인정 받았다. 스웨덴의 아스티르드 린드그렐 상은 백희나 작가의 '구름빵'에게 최고의 영예와 6억원이 넘는 돈을 보상했다. 씁쓸한 것은 '구름빵'의 수상으로 한국에서 책이 더 팔릴 수도 있지만 그 모든 수익은 백희나 작가와 상관 없다는 것이다.

백희나 작가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동화를 계속해서 집필했다. 그리고 그의 동화인 '달 샤베트'와 '알사탕' 등은 많은 독자들에게 희망을 줬다.

백희나 작가의 싸움은 한국의 출판 업계에 많은 의미를 남겼다. 불가능한 싸움을 하면서도 후배들에게 미안해하는 백희나 작가의 넉넉한 마음씨가 돋보이는 방송이었다./pps2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