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작은 아씨들' 정서경 작가가 700억원의 결말에 대해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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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경 작가는 최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tvN 토일드라마 '작은 아씨들'(정서경 극본, 김희원 연출)의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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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은 종영까지 이야기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던 드라마였다. 700억원이라는 거액의 횡령금을 시작으로 펼쳐진 이야기 속에서 결말에서는 세 자매에게 돈을 나눠주며 다양한 의견이 이어졌던 것. 문제는 돈이 횡령을 통해 축적됐다는 부분이었다.

정서경 작가는 "처음 기획할 때 아주 초창기에 tvN 드라마는 돈을 나눠주고 끝나면 안 된다고 하더라. 법적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저희 변호사들에게 자문을 구하니 법적으로 돈이 처리될 경우에 그 돈이 처음 횡령했던 곳으로 돌아가서 대체로 원령가와 난초협회로 돌아가고 세금을 떼고 사법처리가 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런데 관련자는 죽었거나 처벌을 받고 있고, 돈이 일단 그렇게 돌아가는 결말이 맞는 걸까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일단 저희가 장르물로 시작했으니, 열두 시간을 주인공들이 이 돈을 쫓아서 고생하는 것을 시청자들이 견뎌줬는데, 주인공이 돈을 얻어가는 결말을 어떻게 납득하게 할지 고민했고, 돈을 가져가는 것은 좋지만 돈이 어떤 돈인지는 알게 하고 싶다고 했다. 돈이 시작된 곳, 거기부터 돈이 태어난 단계를 밟아서 해결해나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친구와의 대화도 정답이 됐다. 정 작가는 "처음엔 친구와 대화하는데 내가 '주인공이 20억원을 얻었다가 뺏기고, 그 다음에 700억원을 얻었다가 포기를 하는 얘기를 할까봐. 짜릿할 것 같지 �訪�?'라고 했더니 '미쳤냐'고 했다. '12시간 동안 그거 보려고 고생했는데 그걸 뺏어간다고?'라고 하더라. 맞다. 내가 작가로서 책임감이 있고, 꼭 주인공에게 돈을 주겠다 했다. 대신 이 돈이 어떤 돈인지 확실히 알게 해보자 싶었다. 처음 욕심낸 시점에 부자가 되길 꿈꿨다면, 마지막에 이 돈이 무슨 돈인지 알았을 때는 어떤 일을 할지 상상이 가지 않았지만, 단팥빵 몇 개 사고, 화장품 몇 개 사고 그러지는 않았을 것 같았다. 자기 자신을 위해 쓴다기 보다는 이 돈의 무게를 아는 30대 여성 인간으로 행동할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오인경이 100억원 수령을 앞두고 '승낙'과 '거절' 사이에 놓인 장면이 그려지기도. 이에 "인경이는 돈을 받았겠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정 작가는 "안받았을 때는 책임을 다하는 것이 아닐 것 같다. 인경이도 이 돈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알아서 자매들이 상의하지 않았을까. 세 자매 모두에게 할일이 많아진 느낌이 들 거 같다. 사람들이 예전에 비해 30대가 돼도 어리다는 느낌을 받고, 책임과 권한을 갖는 것이 많지 않은데 돈의 크기가 원상아를 비롯한 악한 세력에게는 돈이 곧 권력이고 할 수 있는 게 많았다. 이런 권한과 힘이 연약하고 작았던 주인공에게 돌아왔을 때 어떤 의미에서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고 기대가 됐다"고 밝혔다.

'작은 아씨들'은 9일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치열했던 전쟁이 끝난 뒤 오인주(김고은), 오인경(남지현), 오인혜(박지후) 세 자매가 새로운 일상을 맞이했고, 각자의 방식으로 자라나며 진한 여운을 만들어냈다. 시청자들의 반응 역시 뜨겁게 달아올랐다. 최종회 시청률은 전국 기준 11.1%(닐슨코리아 유료가구)를 기록했고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해 동시간대 1위에 오르는 유종의 미를 거뒀다.

특히 해외에서의 찬사도 쏟아졌다.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들의 순위를 확인하는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8일 기준으로 대만과 일본, 인도네시아 등에서 1위에 오르는 등 넷플릭스 TV쇼 부문에서 세계 8위를 차지했다. 또한 넷플릭스의 공식 사이트 '넷플릭스 톱10'이 제공하는 비영어권 콘텐츠 TV쇼 부문 랭킹에서도 TOP10에 4주 연속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다만, 베트남 전쟁에 대한 묘사 탓에 베트남에서 상영 중지가 되는 사태도 벌어졌으나, 이를 제외하고서도 계속해서 상위권을 유지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