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병역 특례 여부에 대한 논의가 다시 격렬해지고 있다.
13일 대중음악계에 따르면, 최근 정치권이 '방탄소년단 병역특례법'으로 통하는 병역법 개정안 처리 필요성을 연일 강조하고 나섰다.
여기에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가 병역법 개정안에 대해 조속한 결론을 내려달라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논의에 불이 붙었다.
이번 병역법 개정안의 골자는 대중문화 예술인도 예술요원으로 편입하자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국회는 방탄소년단처럼 국위 선양에 기여한 대중문화예술인이 예술체육요원으로서 병역을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을 심의했지만, 여야의 찬반 속에 통과는 잠정 보류됐다.
정치권은 그간 세계적으로 활약한 방탄소년단에 대한 병역특례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드러냈다. 방탄소년단의 막강한 팬덤 '아미'의 환심을 살 수도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정작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세상의 시끌벅적한 논의와 별개로 국방은 당연한 의무라며 군 입대를 시사해왔다. 그런데 주변 음악업계와 정치권이 이들의 병역 혜택에 대해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주변 환경이 급변하면서 입대 시기가 불투명해지는 등 불확실성으로 멤버들이 힘들어해온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멤버들은 병역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대신 병역 문제는 하이브에 일임했다.
이진형 하이브 커뮤니케이션 총괄(CCO)이 최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최근 몇 년간 병역제도가 변화하고 그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운 점이 있기 때문에 아티스트가 조금 힘들어하는 건 사실"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현행 병역법에 따르면, 대중문화 예술인들은 병역 특례가 적용이 안 된다. 예술계 종사자의 경우 '순수예술' 분야만 해당한다. 국제예술경연대회 2위 이상 입상자, 국내예술경연대회 1위 입상자 등이다. 국내외 병역 특례를 받는 체육, 예술대회가 42개에 이른다.
하지만 그간 순수문화예술 장르와 비교해 위상이 낮다고 평가된 대중문화 관련 차트나 시상식 관련해서 병역 혜택이 연관된 건 없었다.
그러다가 방탄소년단이 누구나 인정할 만한 성과를 내면서 논의가 본격화하는 상황까지 왔다. 사실 방탄소년단이 순수 예술가보다 국위 선양에 기여하고 있다는 건,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특히 방탄소년단이 빌보드에서 1위를 하면 경제유발 효과가 1조7000억원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이 수차례 1위를 차지한 빌보드는 세계 음악 순위가 아닌, 미국 위주의 차트다. 세계가 모두 공인할 수 있는 공통 기준이 있지 않다. 그로 인해 각급의 논란이 불 붙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아직 방탄소년단이 수상하지 못한 '그래미 어워즈' 수상 등 대중문화 예술인에게 병역 특례 혜택을 부여하게 될 경우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음콘협)를 비롯한 대중음악계는 이 법안의 통과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현행 병역법상 예술·체육 분야 특기 중 대중문화 부문만 누락돼 있는 점을 지적하는 중이다. 음콘협 등은 방탄소년단에게 예술체육요원의 자격을 부여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대체복무는 4주 기초 군사훈련을 포함해 34개월간 자신의 특기 분야에서 활동하고 544시간 봉사활동을 이수하는 것으로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는 제도다.
사실 K팝스타 뿐 아니라 톱 배우 등 현시점 한류스타들은 국가 이미지 제고, 국위선양에서 다른 분야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을 듣는다. 위상이 높아진 장르를 국가 차원에서 제대로 대접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일부에서 나오는 이유다.
이런 흐름에서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입대를 하면, 업계 특성상 하이브나 K팝 업계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변화가 빠르고 지속해서 매력적인 새로운 팀이 나오는 상황에서 군대를 다녀온 방탄소년단은 입대 전 방탄소년단과 인기나 감각적인 측면에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방탄소년단의 공백은 한류 브랜드를 앞세우고 있는 국가적 손해이기도 하다.
음콘협은 "전성기 때 경력이 단절되는 병역 문제만큼은 그 어떠한 대체 방안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대중음악인들의 예술체육요원 선정과 관련해 다른 분야들과 비교하여 부족함이 없고, 국민적 공감대를 살 수 있는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문화훈장 또는 문화포상을 받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추천한 대중문화예술인만 만 30세까지 입대 연기가 가능하다. 방탄소년단은 데뷔 6년차인 지난 2018년 문화훈장 중 5등급에 해당하는 화관문화훈장을 받아 연기 혜택이 주어졌다. 이에 따라 올해 만 30세가 된 방탄소년단 맏형인 진이 연말까지 병역을 미룰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일부 정치권이 방탄소년단의 인기에 편승, 결과론적으로 멤버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도록 신중한 접근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대남(20대 남성) 사이에서 공정성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도 과제다.
정치권은 이르면 이달 국회 회기 중 해당 법안이 처리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방부는 대중문화예술인이 예술·체육요원으로 대체복무를 할 수 있게 하는 방안에 대해 사실상 반대해왔다. 특히 사실 방탄소년단 입대는 국방부 입장에서는 호재다. 우리 군을 알릴 수 있는 동시에 군대 문화를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환기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육군이 최근 몇년 동안 엑소, 샤이니, 인피니트 등 입대한 한류 K팝 그룹 멤버들이 출연하는 창작 뮤지컬에 제작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귀환' '신흥무관학교' '메이사의 노래' 등이 대표적이다. 방탄소년단이 입대하게 되면 이들이 출연하는 창작뮤지컬 제작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처럼 뮤지컬 활동 등으로 한편에서는 군 복무가 대중문화 예술인에게 큰 타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군백기'(군복무+공백기) 이후에도 활발히 활동하는 스타들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한류스타인 현빈은 해병대 전역 이후에도 여전히 톱스타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스타의 좋은 군입대 사례로, 미국의 로큰롤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1935~1977)가 꼽힌다. 그는 최고 인기를 누리던 1958년 23세의 나이로 미군에 입대, 서독의 미군 기지 등에서 2년간의 군복무를 마쳤다. 이후 잠시 슬럼프를 겪기도 했으나 수많은 히트곡을 양산하며 입대 전을 넘어서는 전성기를 누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