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변요한과 정유미의 캐스팅으로 기대를 모았던 영화 ‘숨 가쁜 연애’가 제작 무산됐다.
김초희 감독은 지난 2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숨 가쁜 연애‘, 결국 빛을 보지 못한 내 영화의 제목”이라며 “정말 제목 그대로 숨이 가빴다, 엎어지려면 진작 엎어지지 꼴깍꼴깍 숨넘어가는 줄 알았다”라며 직접 무산 소식을 전했다.
‘숨 가쁜 연애’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로, ‘산나물 처녀’(2016) ‘찬실이는 복도 많지’(2020)를 연출한 김 감독의 첫 상업 영화 데뷔작으로 주목을 받았다. 변요한과 정유미가 출연을 확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영화 팬의 기대를 모았다.
김 감독은 “2020년 7월 ‘찬실이는 복도많지’ 개봉이 마무리될 때쯤, 오리지널 각본으로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제안을 받았었다”라며 “제안을 주신 분도 너무 마음에 들고, 제작사도 믿을만하고, 무엇보다 순수 나의 오리지널 각본이니 너무 좋은 제안이라 마다할 이유가 없어 앞뒤 잴 것도 없이 냅다 계약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후 내 인생에 그런 호시절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많은 영화와 드라마 제안이 있었고, 한 3년간은 거절하는 게 일이었을 정도로 좋은 제안들이 있었지만 어떻게든 나의 오리지널 각본으로 영화를 만들어보고 일념 하에, 물 들어올 때 과감히 노를 버리고 두문불출, 그 흔한 사적인 약속 하나 맘 편히 잡아본 적 없이, 하루 평균 열 시간이 넘도록 매일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썼었다”고 했다.
이어 “‘어떻게든 나의 오리지널 시나리오로 상업 영화 한 편을 만들어보자‘, ‘홍상수 감독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 어떻게든 직업 감독으로 밥벌이를 하고 사는 감독이 돼 보자. 단 나의 오리지널 각본으로’ 이 딱 두 가지 마음으로 지난 5년이란 시간을 버텼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이 모든 일이 경험 부족과 시행착오 그리고 무엇보다 시장 상황이 너무 나빠져 결국 투자가 결렬되고 말았다. 소위 말해 영화가 엎어졌단 소리”라며 “신기하게도 이렇게 끝난 게 별로 마음이 힘들지가 않다. 되려 홀가분하다”고 했다.
또한 “이제는 진짜 끝났다, 결과는 완전히 실패다, 상업 영화 데뷔는 수포가 됐고 그동안 난 나이가 다섯살이나 더 먹었다, 그러나 오롯이 열심히 글만 쓰던 인내의 시간이 보석처럼 실력으로 남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 준비하면서 함께 노력한 관계자분들과 배우, 스태프 모두에게 한 명도 빠짐없이 고맙고 미안하다”라며 “그러는 동안 또 많은 사람을 얻었다. 그러니 실패했어도 괜찮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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