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지민경 기자] 억울한 마약 누명을 벗고 연기를 향한 강한 의지를 불태웠던 배우 이상보가 데뷔 20주년이라는 뜻깊은 해에 세상을 떠났다. 숱한 시련 속에서도 다시 일어서려 했던 고인의 사연이 알려지며 연예계와 대중의 안타까움이 커지고 있다.

28일 소속사 코리아매니지먼트그룹(KMG)은 “당사 소속 배우 이상보 님께서 별세하셨음을 알려드립니다”라고 비보를 전했다. 사인은 유가족의 요청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며, 빈소는 경기도 평택중앙장례식장 3호실에 마련됐다.

이상보의 연기 인생은 순탄치 않았다. 2006년 KBS2 드라마 ‘투명인간 최장수’로 데뷔해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지만, 1998년 친누나를, 2010년과 2019년에는 부모님을 차례로 여의며 견디기 힘든 상실감을 겪어야 했다.

극심한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던 2022년 9월, 그는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우울증 약물을 복용했다가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긴급 체포되며 세상의 지탄을 받은 것이다. 국과수 정밀감정 결과 마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아 ‘무혐의 불송치’로 억울한 누명을 벗었지만 상처는 컸다.

하지만 이상보는 주저앉지 않고, 그 이후 오히려 대중의 응원과 격려에 힘입어 재기를 다짐했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그동안 해왔던 배우 활동보다 가장 큰 이슈를 받고 주목 받은 게 이때다. 내가 죄를 지은 건 아니지만 그걸로 화제가 되니까 날 몰랐던 분들도 많이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때 어떤 선배님이 '그 사건이 전환점이자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다. 감추거나 불편해하지 말고 너한테 좋을 수도 있다'고 표현해주셨다. 여전히 조심스럽지만, 혼자 갇혀있지 말고 더 떳떳하게 행동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그 사건을 뒤엎을 만큼 연기적으로 준비해서 사람들한테 보여주는 것이 목표"라고 배우로서의 강한 책임감과 연기 열정을 드러낸 바 있다.

이러한 의지를 바탕으로 그는 2024년 1월 종영한 KBS2 일일드라마 ‘우아한 제국’을 통해 성공적으로 복귀했고, 지난해에는 KMG와 전속계약을 체결하며 새 출발을 알렸다. 또한 OSEN 취재 결과, 최근에는 경기도 평택에 고깃집을 오픈해 직접 운영과 서빙을 맡는 등 치열하게 삶을 개척해 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새로운 소속사와 함께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던 그였기에 갑작스러운 비보는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특히 생전 팬들과 활발히 소통하던 그의 SNS 계정은 현재 모든 게시글과 프로필 사진이 삭제된 채 텅 비어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고인과 함께 고깃집을 운영하며 곁을 지켰던 사촌 형은 OSEN에 “마음이 복잡하다”라며 망연자실한 심경을 토로했다. 수많은 시련 앞에서도 “연기로 보답하겠다”며 다시 한번 날아오를 준비를 했던 故 이상보. 데뷔 20주년을 맞이했던 그의 연기 인생은 결국 미완의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mk3244@osen.co.kr

[사진] OSEN DB, KM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