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나연 기자] 방송인 정선희가 故안재환과의 사별 경험을 떠올리며 작품 속 가족을 잃은 주인공의 심경에 크게 공감했다.
18일 '집 나간 정선희' 채널에는 "정선희도 눈물나게 한 작품 삶의 의미를 찾고 싶은 당신에게 추천! 기차의 꿈 해석 및 리뷰"라는 제목의 영상이 업로드 됐다.
이날 정선희는 데니스 존슨의 '기차의 꿈'이라는 책을 리뷰했다. 그는 책의 줄거리를 소개하며 "어느 날 돌아온 로버트기 집으로 향해서 가려는데 시커먼 구름같은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나더라. '지금 산에 불이 나서 마을까지 그 불이 들어오고 있어서 우리가 피해야한다. 너 빨리 도망가라'고 그러는데 불이 난 곳이 자기 집이 있는 쪽인거다. 로버트는 미쳐버린다. 오두막에다가 낭만적으로 살때는 좋았는데 자연재해에는 취약하지 않나. 딸하고 부인 이름을 부르면서 불길이 들어오는데 거슬러 올라가는거다. 자기 집이 있으니까 가야하는거다"라고 주인공에게 닥친 비극을 전했다.
이어 "사람들이 말리는데 다 뿌리치고 올라갔다. 결과적으로 산은 초토화가 됐다.아무것도 살아있는게 없다. 집이 있었던 자리에는 잔재만 있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른다. 그게 더 환장하는거다. 그때부터 딸과 부인을 찾기 시작한다. 살아있을거란 생각에 계속해서 폐허가 된 잔해를 뒤지고 시신이 안 나오니까 '그럼 있을 수 있다'고 마을 여기저기를 간다. 자기가 이제 무엇을 해야할 지는 중요한게 아니다. 그들을 찾아야겠다는 맹목적인 마음으로 넋이 나가서 찾게 된거다. 완전 갈곳을 잃었다. 겨우 먹고 살 이유를 만들었는데 그 이유가 사라진거지 않나. 피폐하게 찾아 헤메다가 저녁이 되면 마치 다친 사자처럼 그 터에서 이불 한겹 덮지 않고 잠을 자는거다. 자기를 벌하듯이 딸과 부인을 기다리며"라고 설명했다.
정선희는 "이런 가운데 로버트가 조금씩 그 무너진 성벽을 어?F게 세우는지 묘사가 되는데 이 책이 주는 묵직한 울림은 그거였다. 슬픔이라는게 요란하게 해석이 안 된다. 자기 가족을 잃은 상실. 배우자, 사랑하는 자식을 잃은 상실감이라는게 우리가 감히 생각 못할정도로 비극이고 슬프지 않나. 근데 책이 친절하지 않다. 그 슬픔에 대한 묘사가. 그 내면의 깊이를 건드리지 않는다. 상실의 무게를 하나도 집중해서 다루지 않는다. 난 이게 좀 쇼크였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러면서 되게 묵직하게 쾅 쳤던 건 뭐냐면 이게 우리의 삶일수도 있겠다. 슬픔에게 요란하게 반응하지 않는. 왜? 요란하게 반응할 시간이 없다. 생존 앞에서. 멈춰서서 오열하고 슬퍼할 여력이 없다. 누군가는 악소리도 못 낸다. 내가 옛날에 하림의 '위로'라는 노래를 되게 좋아했다. 거기서 관통하는 의미가 그거다. 모두가 슬픔을 다 드러내고 울지 못한다는 거다. 모두가 슬픈 일을 당해도 하루를 살아야 된다는거다. 그게 되게 큰 위로가 됐다. 근데 이 책도 케이트가 죽었을 것같다는 생각에 몰두하고 엄춰있지 못하게 한다. 계속 일을 나간다 벌목한다. 벌목일을 하는동안 그 안에서 만난 사람들의 죽음도 겪는다. 그런 상실의 과정을 되게 담담하게 풀어나간다 .형태를 갖추지 않는다"고 깊은 감동을 전했다.
또 정선희는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작이었던 영화버전 '기차의 꿈을 언급하며 "영화에서 대사가 기억에 남는건 산림관리원으로 온 여자도 남편을 1, 2년전에 잃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자 둘의 대화가 나오는데 그런 애기를 하더라 '숲에 가끔은 죽은 나무도 의미가 있다'고. 나 거기서 울었다. F이기도 하고 갱년기가 코앞이라서 그런가 난 요새 운다"며 울컥해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숲에 죽은 나무가 필요하다는 게 너무 와닿았던 것 같다. 가끔은 내가 죽은 나무처럼 느껴질때가 있지 않나. 삶이라는게 누구나 다 반짝하는 결과를 물어서 갖다 놓지 못하지 않나. 때로는 나랑 똑같이 시직한 사람들 뒷모습을 바라보고 갈 때도 있지 않나. 때로는 나무 뿌리에 넘어져서 온몸이 생채기가 나서 난 더이상 이 숲을 살아서 빠져나가지 못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 않나. 근데 숲에 죽은 나무가 필요하다는 말이 주는 어감이 왜이렇게 따뜻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죽은 나무야? 이런 생각 할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언제든 죽은 나무가 될수도 있고 작은 벌레가 될수도 있잖아. 내가 장악력이 있는 아름드리고목일수 없잖아. 숲의 주인공이 아닐 수 있잖아. 근데 그 반짝이는 모든 순간들이 작고 미미한것들 사이에서도 존재한다고 얘기했을때 그게 주는 위로가 많더라. 그래서 그 말이 되게 와 닿았다. '작은 벌레도 죽은 나무도 필요하다' 그런 생각을 붙들고 있으면 좀 덜 절박하고 덜 치열하지 않을까 생각을 잠깐 했다"고 자신이 느낀 위로를 전했다.
한편 정선희는 지난 2007년 배우 안재환과 결혼했으나 이듬해 사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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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집 나간 정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