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유수연 기자] 넷플릭스 시리즈 ‘월간남친’이 글로벌 시청자들의 설렘을 제대로 자극하며 심상치 않은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공개 3일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비영어 쇼 부문 4위에 오르며 전 세계 34개국 차트에 이름을 올렸고, 국내 화제성 역시 1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뜨거운 반응 속에서 특히 시선을 끄는 건, 짧은 등장에도 강렬한 존재감을 남긴 배우 서강준이다.

‘월간남친’은 가상 연애 구독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남자친구를 체험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스 시리즈다. 현실과 가상을 오가는 설정은 흥미롭지만, 동시에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할 수도 있는 장치다. 결국 이 판타지적 세계가 설득력을 얻으려면, 화면 속 ‘남자친구’가 정말로 설렘을 유발해야 한다. 서강준이 맡은 서은호는 바로 그 지점에서 기능하는 캐릭터다.

극 중 서은호는 캠퍼스 최고의 인기남이자,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법한 ‘첫사랑 선배’ 같은 인물이다. 벚꽃이 흩날리는 캠퍼스에서 등장하는 순간부터 분위기는 달라진다. 훈훈한 비주얼, 부드러운 미소, 상대를 바라보는 따뜻한 눈빛. 익숙한 로맨스 장치들이지만, 서강준의 얼굴과 목소리를 통과하는 순간 또다른 생동감을 자아낸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건, 이 작품의 판타지적 설정이 오히려 서강준의 존재감을 통해 현실성을 얻는다는 점이다. 가상 연애라는 다소 비현실적인 상황도, 가상 연애에 진심으로 빠져들게 된다는 감정선도, 그의 비주얼과 분위기가 화면에 등장하면 설득력을 가진다. “이 정도면 진짜 있을 법 한 가상 남자친구”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되니, 현실과 판타지 사이의 간극을 배우의 매력으로 메워버리는 셈이다.

분량만 놓고 보면 서강준의 등장은 길지 않지만, 작품 안에서의 역할은 결코 작지 않다. 극 중 주인공 서미래(지수)가 가상 연애 서비스에 몰입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면서도, 동시에 다시 회의감을 느끼게 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바로 서은호이기 때문이다. 서강준은 이 중간 지점을 매력적으로 채워 넣으며 서사의 흐름을 단단하게 연결한다.

청춘 로맨스의 감정선 역시 자연스럽게 살아난다. 대학 시절의 풋풋한 설렘과 시간이 흐른 뒤 재회하는 순간의 미묘한 떨림까지, 서강준은 과하지 않은 감정으로 캐릭터의 결을 살린다. 달콤한 눈빛과 나직한 목소리, 그리고 순간순간 스치는 표정의 변화가 로맨스의 온도를 끌어올린다. 덕분에 서은호는 단순한 ‘이상형 캐릭터’가 아니라, 짧은 등장에도 기억에 남는 인물로 완성된다.

결국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은 현실을 선택하며 서은호와의 관계를 끝낸다. 하지만 시청자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가상 연애 서비스는 종료될지 몰라도, 서강준이라는 배우가 만들어낸 설렘은 쉽게 로그아웃되지 않는다.

그래서일지도 모른다. 작품 속 주인공은 구독을 해지했을지 몰라도, 시청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이런 생각이 든다. 서강준은, 평생 구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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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