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프로 골퍼 박세리와 배우 김승수의 결혼 발표 영상에 수백만 명이 속았다. 해당 영상은 인공지능(AI)으로 제작된 허위 콘텐츠로 확인됐다.

최근 유튜브와 SNS를 중심으로 확산된 영상에는 두 사람이 한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계기로 연인으로 발전했고, SBS 뉴스에서 결혼을 공식 발표했다는 설정이 담겼다. 영상에는 “1월 23일 서울 모처에서 가족과 지인만 초대해 비공개 결혼식을 올린다”는 구체적인 정황까지 포함돼 사실처럼 보이도록 꾸며졌다.

영상은 실제 뉴스 보도 화면과 유사한 자막 구성과 멘트, 화면 전환 방식을 그대로 모방해 제작됐다. 이 때문에 일부 시청자들은 해당 내용을 사실로 받아들였고, 댓글에는 “축하한다”, “잘 어울린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문제의 영상은 이후 여러 플랫폼으로 복제·재유통되며 확산됐고, 일부 영상은 조회수 870만 회를 넘기기도 했다. 두 사람의 결혼을 기정사실처럼 믿는 반응까지 나오면서 허위 정보가 빠르게 퍼졌다.

하지만 이는 실제와 전혀 무관한 가짜 영상이었다. 실제 인물의 이미지와 음성을 합성하고, 기존 뉴스 화면과 기사 형식을 짜깁기해 제작된 전형적인 AI 생성 허위 콘텐츠였다. 제작 목적은 조회 수와 광고 수익 확보로 알려졌다.

이처럼 사실과 다른 내용을 뉴스처럼 포장해 유포하는 저품질 AI 생성물은 ‘AI 슬롭(AI Slop)’으로 불린다. 슬롭은 원래 음식물 찌꺼기나 오물을 뜻하는 단어로, SNS 환경에서는 자극적인 설정을 덧붙여 클릭을 유도하는 허위 콘텐츠를 의미한다.

특히 결혼, 이혼, 사망 등 대중의 관심이 높은 소재가 반복적으로 활용되며, 유명인의 이미지를 이용할 경우 신뢰도가 급격히 높아지는 특징이 있다. 전문가들은 실제 뉴스 형식을 차용할수록 이용자들이 진위를 구분하기 어려워진다고 지적한다.

미국 영상 편집 플랫폼 카프윙(Kapwing) 분석에 따르면 한국은 AI 슬롭 콘텐츠의 최대 소비 국가로 지목됐다. 한국 기반 AI 슬롭 채널의 누적 조회수는 약 84억 회로, 파키스탄(53억 회), 미국(34억 회)을 크게 웃돌았다.

허위 정보가 실제 뉴스처럼 소비되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플랫폼 차원의 제재와 광고 수익 차단 등 보다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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