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시청 후 작성된 리뷰 기사입니다.>
[OSEN=배송문 기자] 가수 최백호가 가수 생활을 접을 생각까지 했던 깊은 슬럼프를 털어놨다.
어제인 17일 방송된 MBN ‘김주하의 데이앤나잇’ 8회에는 데뷔 50년 차를 맞은 가요계의 음유시인 최백호가 출연해 음악 인생의 굴곡과 버텨온 시간을 담담히 들려줬다.
이날 최백호는 데뷔 초 신인상 수상과 연이은 히트로 주목받았던 시기와 달리, 1980년대를 자신의 가장 힘들었던 시절로 꼽았다. 그는 “초반 세 장의 앨범은 잘 됐지만 이후 작품들이 연이어 외면받았다”며 “어느 순간부터 섭외 전화가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최백호는 “앨범도 계속 내고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지만 결과가 없으니 ‘이제는 그만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젊은 사람들이 느끼는 극단적인 좌절이 어떤 건지 너무 잘 안다. 나도 바닥까지 떨어져 봤다”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그는 당시의 감정을 “누군가가 목덜미를 잡고 절벽 아래로 밀어버리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그 감정이 너무 버거워서 가수를 그만두겠다는 생각까지 했다”고 덧붙이며, 말로 다 하지 못한 고통을 담담하게 꺼냈다.
이후 최백호는 지인의 제안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향하게 됐다. 그는 “한인 방송국을 만든다는 이야기를 듣고 월급까지 약속받고 갔다”며 “새로운 출발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에서도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최백호는 “방송국 사장이 두 분이었는데, 그중 한 분은 내가 오는 걸 달가워하지 않았던 것 같다”며 “결국 오전 11시 50분부터 12시까지, 10분짜리 라디오 방송을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광고와 음악을 제외하면 실제 발언 시간은 3~4분에 불과했다고.
그럼에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최백호는 “아마 그렇게 하면 내가 그만둘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그런데 10분이라는 시간이 오히려 부담이 없었다. 짧아서 더 즐겁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 이름이 백호지 않나. 만만치 않다”며 웃음을 보이며 버텨낸 시간에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김주하의 데이앤나잇’은 매주 토요일 밤 9시 4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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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MBN ‘김주하의 데이앤나잇’ 방송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