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시청 후 작성된 리뷰 기사입니다.>
[OSEN=배송문 기자] 가요계의 음유시인 최백호가 자신의 대표곡 ‘낭만에 대하여’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17일 방송된 MBN ‘김주하의 데이앤나잇’에는 데뷔 50년 차를 맞은 최백호가 출연해 삶과 음악, 그리고 명곡의 탄생 배경을 풀어놓았다.
이날 최백호는 1990년대 후반, 47세의 나이에 제2의 전성기를 안겨준 히트곡 ‘낭만에 대하여’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회상했다. 그는 미국에서 귀국한 뒤 발표한 곡 ‘애비’가 큰 주목을 받지 못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며, 당시 미사리 통기타 라이브 카페 붐 덕분에 노래를 하며 최소한의 생활비를 벌 수 있었다고 담담히 털어놨다.
최백호는 곡이 탄생한 공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목동의 한 아파트 1층에 살던 시절이 있었다. 집을 보러 갔는데 현관에 들어가자마자 느낌이 너무 좋아서 신발도 벗지 않고 아내에게 ‘이 집 사자’고 했다”며 “그 집에서 ‘낭만에 대하여’를 만들었다. 지금 생각하면 풍수적으로도 좋은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곡의 가사에 담긴 사연도 전했다. 최백호는 “거실에서 통기타를 치고 있는데 유리창 너머로 부엌에서 아내가 설거지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며 “문득 예전에 만났던 연인들도 지금쯤은 누군가의 아내가 되어 저렇게 살고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첫사랑 그 소녀는 어디에서 나처럼 늙어갈까’라는 가사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에는 ‘낭만에 대하여’라는 제목을 붙이지 않았는데, 이 모든 감정이 결국 낭만이라는 생각이 들어 제목이 완성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곡은 발표 직후 큰 반응을 얻지 못했다. 최백호는 “처음 1년 정도는 한 달에 20~30장 정도 팔릴 뿐이었다”며 “그러다 발표 1년 반쯤 지난 추석 무렵, 레코드사에서 갑자기 수천 장 주문이 들어왔다고 연락이 왔다”고 회상했다.
그 배경에는 인기 드라마의 영향이 있었다. 최백호는 “당시 드라마 ‘목욕탕집 남자들’에서 이 노래가 흘러나왔다. 장용 선생님이 극 중에서 부르셨다”며 “그해 연말에만 30만 장이 팔렸다”고 밝혔다. 이어 “드라마 작가 김수현 선생님이 차를 타고 가다 라디오에서 ‘첫사랑 그 소녀는’이라는 가사를 듣고 곡을 찾아 바로 드라마에 삽입했다고 들었다”며 “김수현 선생님은 제 생명의 은인”이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한편 ‘김주하의 데이앤나잇’은 매주 토요일 밤 9시 4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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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N ‘김주하의 데이앤나잇’ 방송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