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4년의 공백을 지나 다시 무대로 돌아온 '쇼미더머니'가 다시 힙합의 대중화를 꿈꾼다
15일 서울 강남 엘리에나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Mnet '쇼미더머니12' 제작발표회에는 최효진 CP를 비롯해 지코-크러쉬, 그레이-로꼬, 박재범-릴 모쉬핏, 허키 시바세키-제이통이 참석해 새 시즌의 방향성과 각자의 각오를 전했다.
'쇼미더머니12'는 2012년 첫 방송 이후 수많은 스타 래퍼와 메가 히트곡을 배출해온 대한민국 대표 힙합 서바이벌의 열두 번째 시즌이다. 최효진 CP는 "되게 멋있는 프로듀서분들과 괜찮은 참가자분들과 재밌는 시즌을 준비했다"며 "오랜만에 방영하는 만큼 기획 단계에서부터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은 약 4년 만에 돌아오는 새 시즌인 만큼 변화의 폭도 크다. 역대 최다 지원자, 최다 회차 구성, OTT 플랫폼 확장이라는 외형적 변화는 물론, 체육관 예선, 불구덩이 미션, 디스전 등 '쇼미더머니'의 상징적인 미션을 계승하면서도 예측 불가능한 신규 미션을 더해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최 CP는 "여덟 분의 프로듀서가 이 프로그램의 첫 번째 포인트"라며 "음악을 정말 잘하는 분들이 섭외됐고, 매 라운드마다 몸을 갈아서 작업하고 계신다. 매력적인 음악을 많이 들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참가자 수도 많고 실력도 월등하다. 지역과 글로벌로 예선을 확대해 다채로운 언어의 랩을 담아냈다"며 "구성적으로도 새로운 서사를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티빙 단독 콘텐츠 '쇼미더머니12: 야차의 세계' 역시 이러한 확장의 일환이다. 최 CP는 "'쇼미더머니'를 오래 만들다 보니, 매 시즌 같은 구조 안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컸다"며 "'쇼미더머니12'가 가진 오리지널티는 있으면서도 새로운 서사를 담은 콘텐츠 '야차의 세계'가 티빙에서 단독 공개된다"라고 소개했다.
무엇보다 이번 시즌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프로듀서 조합'이다. 지코-크러쉬, 그레이-로꼬, 박재범-릴 모쉬핏, 허키 시바세키-제이통까지, 각기 다른 결을 지닌 팀들이 완성되며 '쇼미' 사상 가장 다층적인 색채가 형성됐다.
지코-크러쉬 팀은 "우리는 한몸"이라는 말로 팀워크를 요약했다. 지코는 "장르를 넘나드는 아티스트로서 참가자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끌어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대중과 팬 모두를 만족시키는 결과를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크러쉬 역시 "계속 함께 작업해온 만큼 한 몸처럼 움직인다. 그 팀워크가 참가자들과의 호흡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코는 기억에 남는 참가자를 묻자 "기억나는 참가자는 떨어졌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재범-릴 모쉬핏 팀은 '힙합이 왜 멋있는지'를 다시 증명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박재범은 "릴 모쉬핏과 취향이 잘 맞고 케미가 좋다. 계산적으로 하기보다는 저희 정신과 태도, 생각하는 멋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릴 모쉬핏은 "'쇼미'가 왜 멋있는지 알게 할 것"이라며 "음악을 넘어 우리가 사랑하는 문화 자체를 다시 보여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글로벌 예선에 대해 박재범은 "언어와 문화가 다른 참가자들이 자기 나라의 전통을 의상과 음악으로 표현해 신선했다"고 덧붙였다. 릴 모쉬핏은 "그루비룸이라는 이름을 벗고 새로운 브랜드로 자아 실현을 하고 싶었다"며 이번 출연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레이-로꼬 팀은 오랜 신뢰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그레이는 "대학생 때 만나 회사도, 크루도 함께했다. 눈빛만 봐도 원하는 걸 안다"며 "4년 만에 돌아온 프로그램을 우리도 기다렸다"고 말했다. 로꼬는 "목표는 우승"이라며 "참가자 출신으로서 참가자들의 심리를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 모두가 만족할 만한 작업물이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레이는 심사 기준에 대해 "참가자들이 많은 것을 걸고 나오는 만큼 책임감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고 강조했다.
허키 시바세키-제이통 팀은 가장 낯선 조합이자 가장 날것의 팀이다. 허키 시바세키는 "처음이라 헝그리 정신으로 임하겠다"라며 "저희가 참여함으로 더 재밌었을 것이라 믿고 싶다"고 했고, 제이통은 "불확실함 속에서 강력한 무언가가 나올 것"이라며 실험적인 시너지를 예고했다.
그런가 하면, 일각에서 힙합의 대중성이 예전 같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재범은 "예전만큼 힙합을 듣거나, 일부러 찾아서 듣지는 않는 분위기인 건 맞는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K팝 전체의 완성도가 굉장히 높아지면서 장르 간 경계가 많이 흐려졌다. 랩은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다 보니, 조금만 연습해도 흉내를 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애들 놀이'처럼 보일 수 있는 지점도 생겼다"며 "센 척, 플렉스 같은 이미지로만 힙합을 바라보는 잘못된 선입견도 여전히 존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중성을 억지로 회복하려 하기보다, 진정성을 담은 음악과 태도를 보여주면 '아, 이게 힙합이구나'라고 다시 느끼게 될 것"이라며 "'쇼미더머니'에 참여한 이유도 그런 지점에 있다. 장르의 부활을 바라는 마음으로 나왔고, 새로운 얼굴들도 많이 등장한다"고 강조했다.
지코 역시 힙합의 흐름이 단순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코는 "힙합은 원래 유행에 민첩한 장르다. 한국 힙합은 특히 3~4개월 단위로 형태가 빠르게 바뀌어 왔다"며 "지금도 빠른 속력으로
속 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 안에서도 자기 색깔이 분명한 아티스트들은 고유의 성질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며 "힙합은 가지각색의 모습으로 존재하지만, 중심에 있는 코어는 흔들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크러쉬는 '쇼미더머니'라는 플랫폼의 역할을 들여다 봤다. 크러쉬는 "힙합이 대중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매개가 '쇼미더머니'였다는 점은 누구도 부정하기 어렵다"며 "저희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계기도 결국 그 지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힙합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단순히 경쟁을 넘어 힙합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어떤 서사를 가지고 있는지, 어떤 마음으로 이 음악을 하는지를 전달하고 싶었다"며 "'쇼미더머니'를 통해 힙합이 다시 한 번 시청자들의 마음에 닿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끝으로 출연진은 시청자에게 직접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로꼬는 "새로운 얼굴과 지역색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고, 그레이는 "방송 시간이 당겨졌다. 보고 주무시면 될 것"이라며 웃었다.
최효진 CP는 "첫 방송 이후 서사가 점점 더 풍부해질 것"이라고 예고했고, 지코는 "오늘은 만화책 1권 앞페이지"라고 표현했다. 릴 모쉬핏은 "이번 시즌은 1차부터 난이도가 가장 높다"고 덧붙였다.
'쇼미더머니12'는 15일 오후 9시 20분 Mnet과 티빙을 통해 첫 방송된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