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수형 기자]대한민국 성우계의 큰 별 송도순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77세.보통 새해 첫날이면 스타들의 깜짝 연애 소식이나 희망적인 근황이 전해지기 마련이지만, 2026년의 시작은 송도순의 비보로 문을 열었다.
유족에 따르면 송도순은 지난 12월 31일 오후 10시께 서울 건국대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어린 시절부터 익숙했던 그 목소리가 더 이상 들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는 사실에, 대중의 안타까움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가수 남궁옥분은 1일 SNS를 통해 “성우 송도순! 큰~별이 지다”라며 장문의 추모 글을 남겼다. 그는 “열흘 전부터 혼수상태였던, 툭툭 털고 다시 일어나실 줄 알았던 방송계의 큰 별 송도순 언니가 떠났다”며 믿기지 않는 심경을 전했다.이어 배우 윤소정과 함께 골프와 여행을 다니며 보냈던 추억을 떠올리며 “최근엔 자주 뵙지 못했지만, 늘 친밀감으로 곁에 계셨던 언니였다”고 회상했다.
남궁옥분은 “내가 그려 만든 명함과 그림을 그렇게 좋아해 주셨고, 늘 칭찬으로 힘을 주셨던 분”이라며 “큰 키만큼이나 큰 그늘과 울림으로, 때로는 깐깐한 대장처럼 모두를 이끌던 언니가 오랜 투병 끝에 떠났다”고 애도했다. 특히 “지난 8월 24일 냉면과 불고기를 맛있게 드시며 호전된 모습을 보여주셨던 게 마지막이었다”며 생전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덧붙였다.
연예계 추모 물결도 이어졌다. 코미디언 김대범은 “새해 첫날부터 이게 무슨 일이냐”며 “어린 시절 아름다운 추억을 선물해 주신 멋진 목소리의 주인공”이라고 고인을 기렸다.
1949년생인 송도순은 1967년 TBC 성우극회 3기로 입사해, 언론통폐합 이후 KBS 9기 성우로 활동하며 라디오와 TV를 넘나드는 전방위 방송인으로 활약했다. ‘싱글벙글쇼’, ‘저녁의 희망가요’, ‘명랑콩트’ 등 라디오 진행자로 사랑받았고, 드라마 ‘산다는 것은’, ‘사랑하니까’, ‘달수 시리즈’, ‘간이역’ 등에도 출연하며 배우로도 존재감을 남겼다.
무엇보다 그의 이름을 대중의 기억 속에 각인시킨 건 MBC판 ‘톰과 제리’ 해설이었다. 원작에는 없던 해설을 더빙 과정에서 추가한 파격적인 시도였지만, 특유의 목소리는 “톰과 제리 하면 송도순”이라는 공식을 만들었다. 이 해설은 세대를 넘어 사랑받았고, 고인은 2021년 실사 영화 ‘톰과 제리’에서도 내레이션으로 다시 한 번 관객을 만났다.‘패트와 매트’, ‘101마리의 달마시안 개’ 등 수많은 애니메이션 더빙 역시 그의 목소리를 ‘믿고 듣는 성우’로 만들었다.
방송 밖에서도 그는 후배 양성과 공적 활동에 힘썼다. 스페셜스피치아카데미(SSA)를 설립해 교육에 헌신했고, 1975년 대한민국 방송대상 라디오부문 대상, 2020년 대중문화예술상 보관문화훈장을 수훈하며 공로를 인정받았다
.새해의 시작과 함께 전해진 송도순의 비보는, 즐거운 소식 대신 깊은 그리움과 감사를 먼저 떠올리게 했다. 이제는 방송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살아 있다.새해 첫날, 많은 이들이 “그 목소리를 잊지 않겠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고 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3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3일 오전 6시 20분 엄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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