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하수정 기자] 래퍼 노엘(본명 장용준)이 부친상 9개월 만에 구치소를 다녀와서 깨달은 점과 부모님에게 죄송한 마음을 드러냈다.

최근 'SPNS TV' 채널에는 '노엘과 슈즈오프, 학교 다녀온 고등래퍼'라는 동영상이 업로드됐다.

진행자들은 "악동 이미지가 자리잡고 있는데, 섭외 전화를 했더니 침착하고 괜찮은 친구 같더라. 건실한 청년이라고 느껴서 악동 이미지의 근원이 어디인지 궁금했다. 요즘 심정이 궁금하다"고 했다.

다시 활동을 재개한 래퍼 노엘은 "내가 감옥에 갔다 온걸 모르는 사람도 많더라. '저 새끼 왜 아직도 처벌 안 받았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악동은 내가 그렇게 행동한 것도 있는데, 날 보고 대화를 하면 많은 사람들이 '생각한 것과 다르다'는 얘기를 항상 듣는다"고 했다.

'고등래퍼'로 스타덤에 올랐을 때를 떠올리며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을때 돈을 많이 번다고 해도 내가 보는 불편한 점이랑 버는 액수랑 등가교환은 아니었다. 내가 이렇게 불편한게 많은데 많이 번다고 버텨야 되나 싶었다. 폭력적으로 뭔가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 되는 계기였다"며 "어릴 때는 진짜 놓고 두 손 다 놓고 자전거타는 느낌이었다. '오늘 죽어도 알바는 아니다' 이런 느낌으로 살았다. 이제는 구치소도 갔다오고 내가 여기서 한 스탭 꼬이면 가버릴 것 같아서 마지노선은 두 눈으로 쌍심지 켜면서 산다"고 밝혔다.

노엘은 여러 논란으로 구치소 생활을 했는데, 이때 느낀 점이 많았다며, "심리적인 충격적이었다. 구치소에서 볼 꼴, 못볼 꼴 다 봐서 그 방향으로 오줌도 안 싼다는 생각을 했다"며 "1년 동안 정확히 365일을 갇혀 있었고 4계절을 모두 겪었는데, 난방과 냉방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선풍기는 50분만 돌아가고 10분 멈추는 식이었다. 에어컨은 나오지 않았다. 나 독방을 썼는데 방이 정말 좁았다. 편지를 쓰고 자는 일밖에 할 게 없었다"고 밝혔다.

독방이 답답해서 방을 바꿔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며 "거기서 아무것도 안 하니까 살이 많이 쪘다. 초코파이 두 박스, 소세지 4팩씩 먹었다. 들어갈 땐 58kg이었는데, 구치소에서 나올 땐 95kg가 됐다. 그리고 말을 거의 안하다 보니까 실어증 비슷한 상태가 됐다. 말을 하는 법을 까먹었다"며 "엄마가 내가 구치소로 이송될 때 많이 우셨다. 독방에 들어가자마자 나도 눈물을 흘렸다. 부모님께 미안했다. 남들보다 더 많은 사랑과 좋은 환경을 받았는데 가족과 담을 쌓고 살았었다"고 고백했다.

노엘은 고(故) 장제원 국민의 힘 전 의원의 아들로 데뷔 시절부터 유명세를 치렀다. 그러나 노엘은 무면허 운전 및 경찰관 폭행 등의 현행범으로 체포되거나 거듭된 일탈과 논란, 그리고 고 장제원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충격을 안기는 등 구설수와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노엘은 "무엇보다 아빠, 엄마에게 미안한 건 남들보다 예쁨을 많이 받고 여행도 자주 보내주고, 잘 컸는데 래퍼 이센스의 '독' 이런 걸 듣고 나서는 나 혼자 가정에서 피해망상을 가지고 19살 때까지 담 쌓고 살았다. 부모님이 잘해주신 것은 전부 컷했다"며 "열아홉살 때 (고등래퍼를 계기로) 처음 큰 돈을 벌기 시작했고, 아빠에게 가서 '남자가 돈 버는 게 외로운 거구나, 미안했다'라고 말한 뒤로 사람다운 대화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학교 때도 제주도에서 기숙 학교에 있었다. 부모님은 날 특별하게 키우려고 하셨던 것 같다. 근데 내 관점에서는 그곳에서의 통제 시스템이 학대처럼 느껴졌다. 규율을 어기면 시간을 통제한다"며 "그때 힙합을 많이 들었다. 가족은 좋은 환경을 제공하려 했지만 가족과 같이 있고 싶고, 친구들과 동네에서 자전거 타고 군것질을 하면서 보내고 싶었다. '왜'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9개월 전 부친상을 당한 노엘은 "유년기를 혼란스럽게 보냈는데 이제는 책임감을 갖고 싶다. 가정을 일찍 꾸리고 싶다. 본질적인 직업은 음악가라서 음악으로 최대한 의미를 전달하면서 개인적인 에너지는 가족과 자식에게 쏟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노엘은 지난 3월 31일 부친상을 당했다. 이날 장제원 전 의원은 서울 강동구 한 오피스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장제원 전 의원은 부산의 한 대학 부총장으로 있던 2015년 11월, 자신의 비서 A씨를 상대로 성폭력을 행사한 혐의(준강간치상)로 피소됐다. 다만 고인은 A씨의 주장을 전면으로 반박하며 자신의 무죄를 강조했다.

이에 지난 3월 27일 A씨 측은 당시 강남구 호텔 방 안에서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동영상을 공개했고, 4월 1일 기자회견을 열어 고소 경위 등을 설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장제원 전 의원은 경찰 조사 후 기자회견 전날 숨진 채 발견됐다. 

부친상을 겪은 뒤 노엘은 개인 계정을 통해 “아버지를 삼일 동안 정성껏 모셔드리고 왔다. 발인날, 유독 날씨가 맑고 따뜻해서 기뻐해야 할지, 가슴 아파해야 할지 아직까지도 슬픔이라는 감정이 피부에 와닿지 않는 듯하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너무나 두렵고, 막막하고, 우울하고, 비통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되돌아보니 제가 살아오며 참 많은 실수를 저질렀고, 그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앞으로는 베풀줄 알고, 소중한 사람들을 챙길 줄 아는 책임감 있는 사람, 가장으로서도, 한사람의 어른으로서도 더욱 굳건히 살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 앞으로는 더욱 치열하게 살아가겠다"며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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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PNS TV' 화면 캡처,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