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연휘선 기자] "진짜 맛있는 거 제일 많이 먹어본 사람인 건 맞는 듯".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안성재 셰프와 함께 '흑백요리사2'의 심사위원으로 존재감을 세우는 중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약칭 흑백요리사2)'가 지난 16일 공개 직후부터 뜨거운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1회부터 "다음 시즌 생각 안 하고 섭외했네"라는 반응을 자아낼 정도로 백수저와 흑수저 모두 역대급 출연진의 캐스팅과 한층 치열해진 요리 대결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화려한 캐스팅 만큼 이들을 심사하는 심사위원들의 한마디 한마디도 이목을 끄는 중이다. 이 가운데 특히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심사 또한 주목받고 있다.
'흑백요리사2'에서는 첫 시즌에 이어 백종원 대표와 당시 한국 유일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모수의 안성재 셰프가 심사위원으로 재회했다. 물론 이번 시즌 공개 전까지는 여러 외부 이슈와 논란이 맞물리며 백종원 대표의 출연을 두고 다양한 시선이 이어지기도 했던 상황. 다만 프로그램이 공개된 이후, 홉뜨인 시선들과 별개로 "그래도 이 만한 심사위원은 없네"라는 반응 또한 이어지고 있는 터. 논란과 별개로 익숙하면서도 예능감을 갖춘 '심사위원 백종원'의 존재감도 인정받는 모양새다.
프로그램 공개 첫 주, 가장 많은 양의 음식을 맛봐야 하는 흑수저 생존 라운드에서 백종원 대표는 햄버거부터 돈까스, 전가복, 국물 요리에 이르기까지 흑수저 셰프들이 선보인 다양한 음식 앞에 온전히 맛을 느끼는 데 집중했다.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익숙했던 백종원 대표이기에 그의 모습은 오직 '흑백요리사' 시리즈와 개인 유튜브에서만 볼 수 있던 안성재 셰프의 심사와 자연스럽게 대조를 이뤘다. 파인다이닝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의 셰프로서 깐깐한 미식의 기준을 높인 안성재 셰프와 반대로 장갑을 끼고 '먹방'에 가깝게 느껴질 만큼 예능적으로 몰입한 백종원 대표의 시식이 심사 자체의 보는 재미를 더한 것이다.
실제 안성재 셰프는 조리 기술과 익힘의 정도, 미세한 간의 차이도 짚어내는 철벽같은 높은 기준으로 완성도를 중심으로 심사를 전개하고 있다. 이에 안성재 셰프가 '기준의 심사위원'이라면, 백종원 대표는 맛의 방향성과 대중적 완성도를 중심으로 평가하는 '경험의 심사위원'에 가깝다. 복잡한 조리 용어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표현으로 맛의 핵심을 풀어내는가 하면, 심사의 무게 중심을 현실화, 대중성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 방송에 출연한 일부 흑수저 셰프들 역시 "현재 대중 음식을 만들고 있어서 대중적인 음식을 만드는 백 대표한테 심사를 받고 싶다", "지식도 많지만 경험도 많은 음식계의 백과사전 같은 분", "다양한 식재료를 경험해 본 분"이라는 기대감을 남겼던 바.
백종원 대표의 심사는 대중성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2라운드 백수저와 흑수저 1:1 대결에서는 요리의 의도와 맥락을 읽어내는 장면이 이어진 것. 중식 원로 격인 후덕죽 셰프의 ‘부용 꽃게’에 대해서는 중국 상하이 지역의 다자셰(민물게) 요리를 떠올리게 한다는 설명을 덧붙이며, 메뉴의 방향성을 정확히 짚어 후덕죽 셰프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준 셰프의 메추리 요리에 대해서도 ‘한 마리를 다 먹은 것 같은’ 인상이라는 심사평으로 완성도와 만족감을 전했고, 이준 셰프는 이를 두고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듣고 싶었던 말”이라고 답하는 모습이 비춰지기도 했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를 비롯한 블로그 반응 역시 이러한 지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괜히 오래 살아남은 사람이 아니다", "논란과 별개로 심사는 납득된다"는 반응과 함께, 요식업 전반에 대한 경험을 인정하는 의견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에서 맛있는 거 많이 먹어본 경험으로는 어쩔 수 없네"라며 대중성과 실전 감각을 동시에 보여주는 심사위원으로서의 역할을 인정하게 만드는 것이다.
지난 30일 공개된 '흑백요리사2' 공개 3주차에도 여전히 활약은 이어지고 있다. 백수저 셰프와 흑수저 셰프들의 1대1 연합 대결 후 사생전에서 라초면을 변형시킨 후덕죽 셰프의 음식을 알아보며 알기 쉽게 풀어낸 것. 안성재 셰프가 일식부터 시작해 한식까지 파인다이닝 셰프로서 밑바닥에서 정상까지 수직적 계단을 밟아왔다면, 백종원 대표는 대중적인 한식 쌈밥으로 시작해 세계 각국의 외식 먹거리들을 수평적으로 섭렵했다. 물론 여전히 백종원 대표의 방송중단은 유효하다. 단, 심사위원으로서 '흑백요리사2'의 음식과 미식의 기준을 수직과 수평으로 넓히는 그의 인간적인 경험들이 보는 이들을 수긍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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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