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이정 기자] 사랑하는 사람들과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연시. 그러나 이 평온한 시간 속에서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건강을 위협하는 우리 몸의 시한폭탄이 있다. 바로 ‘뱃살’이다. 체중은 그대로인데 배가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운동해도 유독 뱃살만 빠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허리둘레가 곧 수명’이라는 말은 과연 과장일까, 아니면 과학일까.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쉬운 뱃살은 단순한 체형 변화로 그치지 않는다. 뱃살 속에 숨어 있는 내장지방은 당뇨병과 고혈압, 심근경색과 뇌졸중은 물론 암과 사망으로까지 이어지는 건강의 적신호다. 의학적으로는 이를 복부비만으로 일컬으며 치료가 필요한 질병 중 하나로 꼽는다.
2025년의 끝자락, 다가올 새해를 눈앞에 둔 지금. 묵은 뱃살과 이별하고 멋진 몸매를 갖고 싶다면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뱃살을 빼는 최고의 방법. 그 해답이 31일 오후 10시 방송되는 KBS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공개된다.
■ 올 한 해 뚱뚱했던 당신, 내년에도 뚱뚱하실 건가요?
다이어트는 해마다 연말이 다가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신년 목표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눈에 띄게 늘어나는 뱃살은 많은 성인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이전보다 많이 먹지 않았고, 나름의 운동도 이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배 주변으로 지방이 쌓이고 좀처럼 줄지 않는 현상이 계속된다.
뱃살은 일상생활에 당장 큰 불편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로 치부되기 쉽다. 그러나 최근 연구들은 복부에 축적되는 지방을 단순한 체형 변화가 아닌 건강 위험 요인으로 꼽는다. 대한비만학회에서는 허리둘레가 남성 90cm, 여성 85cm 이상을 복부비만의 기준으로 삼고, 대사질환의 위험이 커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즉 체중을 재는 것보다 허리둘레를 재는 것이 나의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는 것이다. 미국 학계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체중이 늘지 않더라도, 허리둘레가 5cm 증가할 때마다 사망 위험은 남성 약 7%, 여성 약 9%씩 높아진다. 복부비만은 당뇨병과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은 물론 암 발생 위험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 내 몸의 시한폭탄 뱃살, 연말연시가 골든타임!
대한민국 성인의 복부비만 유병률은 24%다. 특히 연말연시는 복부비만이 가장 빠르게 악화하는 시기다. 잦아지는 모임과 외식, 늦은 시간까지 이어지는 음주, 그리고 식사 후 곧바로 잠자리에 드는 생활 방식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과거 경찰로 근무하며 누구보다 날렵한 몸매를 자랑했던 정계수 씨(63)는 은퇴 이후 가족들과 함께 무한 리필 고깃집을 매주 주말마다 찾으며 배부른 상태로 잠드는 습관이 굳어졌다. “바지가 배 위로 올라가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로 불편을 느끼는 그는 정밀 검사 결과 내장지방 면적이 정상 기준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로 확인됐다. 복부 CT 영상에서는 장기가 움직일 공간조차 부족할 만큼 복부에 지방이 축적된 상태였다.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이은정 교수는 정계수 씨(63)의 복부비만 원인으로 식사 직후 수면 습관을 지적했다. 식사 후 바로 잠에 들면 혈당과 중성지방이 내장지방으로 축적돼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 위험이 커진다는 것. 복부비만이 사망률 증가와 직결되는 만큼, 연말연시는 이를 그대로 넘길 것인지, 아니면 건강을 되찾을 것인지를 가르는 결정적 골든타임이다.
■ 인간의 의지는 음식 앞에서 얼마나 나약한가
김태민 씨(69)는 수차례 다이어트에 도전했지만, 그동안 번번이 실패를 경험해 왔다. 운동을 전혀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달콤한 간식과 기름진 음식, 음주와 야식을 먹는 습관을 스스로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멈추기가 너무 힘들다”는 것이 그의 가장 큰 고민이다. 검사 결과 김태민 씨(69)는 내장지방이 정상 기준보다 크게 높은 상태로 확인됐고, 복부비만으로 인한 당뇨병도 심각한 상황이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김민선 교수와 정창희 교수는 단순한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식욕 조절 시스템 자체에 대한 개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의료계가 주목한 것이 바로 GLP-1 계열 비만 치료 주사다. GLP-1은 식사 후 장에서 분비돼 포만감을 느끼게 하고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으로, 이 작용을 더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도록 개발된 치료제는 인간의 ‘의지’에만 의존하지 않고 음식 섭취 욕구 자체를 조절하는 것을 돕는다. 전 세계를 들썩이게 한 혜성 같은 비만 치료제의 등장. 과연 GLP-1 주사는 복부비만의 새로운 해법이 될 수 있을지 알아본다.
■ 같은 뱃살, 다른 선택! 과연 4주 프로젝트의 결과는?
KBS 1TV 생로병사의 비밀은 연말연시를 맞아 복부비만으로 고민하는 여섯 명의 참가자와 함께 '뱃살 탈출 4주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들은 모두 ‘뱃살’이라는 같은 고민을 안고 있었지만, 생활 습관과 체중이 늘어난 과정은 제각각이었다. 매일 운동을 해왔음에도 유독 복부비만만큼은 개선되지 않았던 사례, 불규칙한 식사 시간과 식후 습관이 문제였던 사례, 라면 등 간편 조리식품과 야식, 음주를 쉽게 끊지 못해 다이어트를 반복적으로 실패한 사례까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들이었다.
네 명의 참가자는 약물의 도움 없이 운동, 식단, 그리고 생활 습관을 각각 교정하는 방식으로 복부비만 관리에 도전했다. 식단은 임상영양사의 지도로 하루 세 끼를 다 챙겨 먹되 폭식하지 않고 단백질, 탄수화물, 비타민을 균형 있게 식사하는 방향으로 조절하고, 운동 전문 트레이너의 교육을 받아 올바른 걷기와 슬로우 조깅, 하체와 복부 핵심 근육을 강화하는 근력 운동을 배우며 보다 효율적인 감량 방법을 채택했다. 반면 나머지 두 명의 참가자는 GLP-1 계열 비만 치료 주사에 생활 습관 개선을 병행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복부비만을 타파하기 위해 각기 다른 방식으로 도전장을 내민 여섯 명의 참가자. 복부비만에서 탈출하기 위해 더 효과적인 해답은 무엇일까? 그 놀라운 결과는 31일 오후 10시, KBS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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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생로병사의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