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연휘선 기자] "사람이기에 삐지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 지금까지 이어진 것 같습니다". '놀면 뭐하니?'에서 방송인 유재석과 정준하의 굳건한 30년 우정이 감동을 자아냈다.
지난 27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약칭 '놀뭐')에서는 '인사모(인기 없는 사람들의 모임)' 프로젝트의 마지막, 대망의 '인사모' 팬미팅이 펼쳐졌다.
이 가운데 정준하는 다양한 퍼포먼스 무대를 선보였다. 그의 첫 번째 무대는 안무가 제이블랙까지 동원한 MC해머의 '2 legit 2 quit'으로 댄스. 인기 절정의 순간에도 언제나 정주는 '정주나 형'이라는 캐릭터가 비트에 가사로 담겨 웃음을 더했다.
그러나 백미는 두 번째 퍼포먼스였다. 제이블랙이 짧게 안무만 소화한 채 무대에서 사라지자, 정준하는 갑자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유재석조차 "제이블랙이 금방 들어가네? 이렇게 짧아?"라며 당황했을 정도.
정준하가 그린 것은 목탄 크로키였다. 정체 불명의 그림에 객석도 숨죽였다. 약 10분 여의 시간에, 주우재는 "저 '아메리카 갓 탤런트'에서 이런 거 봤다"라고 말해 웃음을 더했다. 그럴수록 정준하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그렇지만 여러분께 진짜 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라며 땀 흘리며 거친 숨소리와 함께 그림을 그렸다.
마침내 완성된 그림에 객석에서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바로 유재석의 얼굴 초상화였던 것. 심지어 정준하는 이를 거꾸로 그려낸 드로잉 기법으로 빠르게 완성해 놀라움을 더했다. 이에 객석에서 환호와 박수가 터졌다. 급기야 눈물을 보이는 팬까지 등장했다.
유재석 조차 "이거, 야"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경쟁하는 '인사모' 멤버들도 대기실에서 감동의 박수를 보냈다. 바로 정준하 다음 순서를 준비하던 하하는 "들어오기 전까지 '그래, 한번 해보자' 했는데 너무 감동적인 무대로 끝을 내니까 뒤에서 울 뻔했다"라며 울컥하기도.
좀처럼 눈을 뗄 수 없는 그림에 정준하가 "재석이랑 30년 넘은 우정을 위해서"라며 나름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유재석도 "뭉클하다"라고 감격하며 "형 말처럼 준하형하고 저는 30년 우정이다. 저한테 늘상 든든하고 저에게 큰웃음을 주는 준하형이다. 이거 사진 찍어 가야겠다"라며 감격했다. 특히 유재석은 "다른 걸 다 떠나서, 나를 그려준 것도 감동이지만 준하 형이 저런 퍼포먼스를 준비해준 게 더 고맙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정준하는 "목탄 때문에 거지꼴이 됐다"라며 멋쩍어 하면서도 "이거 언제 한번 써먹으려고 예전부터 아껴둔 거다"라며 목탄 크로키 실력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에 유재석은 "형이랑 저랑 30년 인연으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준하형도 사람이기에 나한테 삐지고, 또 저도 사람이기에 형한테 삐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다사다난하게 이어져왔다"라며 거듭 정준하와의 인연을 힘주어 말했다.
실제 정준하와 유재석은 과거 불화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코미디언 박명수가 유튜브 콘텐츠에서 정준하가 과거 '무한도전' 조정특집 당시 유재석과 크게 다퉜다고 밝힌 것이다. 이 과정에서 주먹다짐까지 오갔다는 루머도 번진 터. 이에 정준하가 박명수의 유튜브에 직접 출연해 "주먹다짐이 아니라 언성이 좀 높아졌던 거다. 재석이가 주먹다짐을 할 애냐. 그걸 누가 믿겠냐"라고 항변하며 불화설을 일축시키기도 했다.
여기에 '놀면 뭐하니?'를 통해 다시 한번 정준하와 유재석의 돈독함이 드러난 상황. 두 방송인의 30년 우정이 '인사모' 팬미팅 관객 뿐만 아니라 시청자까지 사로잡으며 정준하가 '인사모' 최종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해 감동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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