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연말 시상식 시즌이 어김없이 찾아왔다. MBC 연기대상이 오는 30일, SBS와 KBS의 연기대상이 오는 31일 열린다. 다만 연기대상을 지켜보는 시선은 예전같지는 못하다. 예년과 다른 라인업도 있겠지만, 올해 유독 지상파 드라마들에 대한 주목도가 낮아졌기 때문일 것. 10% 시청률을 넘어선 드라마들은 손에 꼽을 정도에 그마저도 SBS에 쏠려 있어 희비가 엇갈렸다.

올해 SBS는 타 방송사에 비해 풍족한 한해를 보냈다. 금토드라마 라인업에서 선전을 거뒀고, 수목드라마인 '키스는 괜히 해서'를 편성하면서도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인기를 끄는 중이다. SBS는 올해 '나의 완벽한 비서'를 시작으로 '보물섬', '귀궁', '사마귀', '트라이', '모범택시3'에 이르기까지 관심을 받은 드라마들이 연이어 방송됐다. 그중 박형식 주연의 '보물섬'은 최고 시청률 15.4%(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면서 SBS 내에서도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이 됐다. 현재 방영 중인 이제훈 주연의 '모범택시3'의 시청률도 만만치않다. 특히 '모범택시3'는 SBS의 대표 슈퍼 IP로 벌써 세 시즌째 이어오면서도 화제성을 잃지 않는 중. 최고 시청률 12.3%를 달성한 것에 더해 높은 화제성을 유지 중이기 때문에 시청률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SBS는 올해 대상 후보를 고심 끝에 공개하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는 중이다. '나의 완벽한 비서'의 한지민, '보물섬'의 박형식, '사마귀'의 고현정, '트라이'의 윤계상, 그리고 '모범택시3'의 이제훈을 대상 후보로 선정했다. 누가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흥행을 해왔던 SBS의 대상 후보들이기에 이들의 수상 여부에 대한 관심도 높다.

반면 KBS와 MBC의 사정은 다르다. KBS는 올해 다양한 방영 블록을 설정하면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는데 집중했다. 수목 드라마에 주말 드라마, 그리고 주말 미니시리즈 등에 도전했지만, 기억에 남는 작품은 전무한 수준. KBS는 주말드라마 뒤에 토일 미니시리즈를 선보이면서 젊은 시청층의 유입을 기대했지만, 처참한 성적표를 안으며 고전했다. 마동석 주연의 '트웰브'는 첫회 8.1%로 출발했으나 혹평 끝에 끝없이 추락했고, 결국에는 자체 최저 시청률인 2.4%를 기록하면서 종영했다. 이영애가 컴백했던 '은수 좋은 날'도 신선한 소재로 주목받기는 했지만, 3.7%로 출발, 최고 5.1% 시청률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MBC 역시 다를 바 없다. MBC는 올해 '모텔 캘리포니아'부터 '언더커버 하이스쿨', '노무사 노무진', '이 강에는 달이 흐른다' 등을 제외하면 5%를 넘어선 작품이 없다. 여기에 노정의와 이채민의 '바니와 오빠들'은 0.7%의 최저 시청률을 찍으면서 굴욕을 면치 못했다. 또 기대작으로 떠올랐던 이보영 주연의 '메리킬즈피플'은 1.1%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디즈니+에서 이미 공개됐던 '카지노'를 재방영했던 성적(4.8%)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의 시청률을 남기고 퇴장했다.

MBC에서 올해 대상을 고려할 작품은 손에 꼽을 정도. '노무사 노무진'의 정경호나 '이 강에는 달이 흐른다'의 강태오와 김세정, 그리고 '언더커버 하이스쿨'의 서강준이나 '모텔 캘리포니아'의 이세영 정도가 기억에 남는 수준. 그러나 시청자들의 기억에 얼마나 깊게 남았을지는 의문이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