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장우영 기자] 대한민국 대중음악 평론의 지평을 넓히며 'K팝의 나침반' 역할을 해온 김영대 음악 평론가가 2025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세상을 떠났다. 향년 48세.
음악계와 유족에 따르면 김영대 평론가는 지난 24일 영면에 들었으며, 비보는 성탄절인 25일 고인의 SNS를 통해 전해졌다. 불과 하루 전까지도 SNS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최근까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녹화에 참여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왔기에 그 충격과 슬픔은 더욱 깊다.
▲ 경영학도에서 음악인류학자로... '다름'을 만들어낸 깊이
1977년생인 김영대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워싱턴대학교(University of Washington)에서 음악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영학도의 날카로운 산업적 분석과 인류학자의 인문학적 깊이를 겸비한 그의 평론은 감상 수준에 머물렀던 K팝 비평을 '문화 현상'의 영역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2000년대 중반부터 '가슴네트워크' 등을 통해 평론 활동을 시작했으며, 미국 체류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팝 시장의 흐름과 한국 대중음악의 접점을 예리하게 포착해왔다.
▲ BTS 현상을 가장 먼저 읽어낸 'K팝의 셜록’
김영대 평론가의 이름이 대중에게 깊이 각인된 계기는 방탄소년단(BTS)의 글로벌 신드롬을 분석하면서부터다. BTS가 미국 주류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초기 단계부터 그들의 음악과 메시지가 가진 파급력을 예견한 그는 아이돌 음악을 폄하하던 일부 시선에 맞서 K팝이 가진 예술적 가치와 산업적 정교함을 논리적으로 설파하며 K팝 평론의 권위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 빌보드에서 그래미까지... 안방에 전해준 현장의 전율
고인은 텍스트를 넘어 방송을 통해 대중과 가장 가까이 호흡한 평론가이기도 했다. 2020년부터 '빌보드 뮤직 어워드(BBMA)',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A)' 등 굵직한 해외 시상식의 국내 생중계 해설을 도맡았으며, 2023년부터는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s)'의 중계 패널로 활약했다.
복잡한 팝 시장의 맥락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는 그의 해설은 해외 팝 음악 팬들과 K팝 팬들 사이에서 '믿고 듣는 해설'로 통했다. 또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음악인들과 심도 깊은 인터뷰를 진행, 아티스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기록하는 아키비스트로서의 면모도 보였다.
▲ 마지막 순간까지 음악과 함께... 영원한 '리스너'로 남다
김 평론가는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MAMA 어워즈 심사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공정하고 전문적인 시각을 유지해왔다. 최근에는 한국 발라드의 역사를 조명한 저서를 집필하는 등 끊임없는 저술 활동으로 학구적 열정을 불태웠다.
한편, 고인의 빈소는 서울 중앙대학교병원 장례식장 6호실에 마련되었으며, 발인은 오는 27일 오전 11시에 엄수된다.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이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