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 ‘실내 흡연’ 논란 1년 반 후…이번엔 김대호 SNS 시가 사진, 왜 또 시끄러울까
[OSEN=김수형 기자]2024년 4월, 웹툰작가 겸 방송인 기안84는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출연 이후 때아닌 논란에 휩싸였다. 90년대 인기 짝짓기 프로그램 ‘사랑의 스튜디오’를 패러디한 코너에서, 퇴장하며 실제 담배에 불을 붙이는 장면이 그대로 방송에 담긴 것. 이어 약 1년 반이 지나 이번엔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대호가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기안84는 “90년대 방송 콘셉트라 담배를 피워도 되던 시절을 재현한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지만, 스튜디오 안에 연기가 퍼지고 출연진들마저 당황하는 모습이 전파를 타며 시청자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졌다.“실내 흡연은 아무리 콩트라도 과하다”는 비판과 “애드리브일 뿐, 예능은 예능으로 봐야 한다”는 옹호가 맞섰다.
결국 한 달 뒤 기안84를 비롯해 정성호, 김민교는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실내 흡연으로 10만 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방송 속 장면이 실제 흡연으로 확인되며 행정 절차까지 이어진 것이다.
그리고 약 1년 반이 지난 지금, 비슷한 논란이 또다시 불거졌다. 이번엔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대호다.김대호는 지난 22일 자신의 SNS에 집 안으로 보이는 공간에서 시가를 피우는 사진을 공개하며 “시가 리필하러 가고 싶다”, “미국이랑 화해하면 안 되겠니”라는 글로 일상을 전했다.
평소 ‘혼술’ 사진, 꾸밈없는 셀카 등 솔직한 근황 공유로 친근한 이미지를 쌓아온 만큼 “자연스러운 일상일 뿐”이라는 반응도 있었지만, 사진 속 시가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면이 포착되며 우려의 목소리도 커졌다. 특히 반려묘를 키우는 사실이 알려진 만큼“고양이도 있는데 실내 흡연은 걱정된다”, “개인 취향이라 해도 굳이 공개할 필요가 있었나”,“공인이라면 더 조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잇따랐다. 반면 “본인 집에서 뭘 하든 자유 아니냐”, “사생활에 대한 과도한 간섭”이라며 옹호하는 의견도 맞섰다.
기안84 사례와 김대호 논란의 가장 큰 차이는 '공식적인 방송이냐, 개인적인 SNS냐’다. 기안84는 공식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공적 영역에서 실내 흡연 장면을 노출했고, 결국 법적 처분까지 이어졌다. 반면 김대호는 개인 SNS에 올린 사적 게시물로, 법적 위반 여부와는 별개로 도덕적·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선 상황이다.
그럼에도 김대호가 비판을 받는 이유는 분명하다.SNS 역시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는 '대중에게 노출된 공간’이라는 점에서, 방송 못지않은 파급력을 갖기 때문이다. 특히 연예인·방송인은 수많은 팔로워를 가진 공인인 만큼,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청소년과 팬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방송심의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SNS라 해도, 흡연 장면을 아무렇지 않게 노출하는 것이“결국 흡연을 미화하거나 가볍게 보이게 할 수 있다”는 우려는 기안84 때와 다르지 않다. 결국 두 논란은 같은 질문으로 이어진다. 표현의 자유인가, 공인의 책임인가.기안84의 경우 법적 판단까지 내려졌고, 김대호의 경우는 아직 ‘불법’이 아닌 ‘불편’의 영역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공적인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 흡연 장면을 대중에게 노출했다는 점에서, 두 사례 모두 “조금만 더 조심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ssu08185@osen.co.kr
[사진] 방송화면, SNS,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