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선 공구 논란, “좋은 것 나눈 것” 강조했지만 역풍…문제는 ‘판매’이 아닌 ‘신뢰’였다

[OSEN=김수형 기자] 방송인 박미선이 유방암 투병 중 건강식품 공동 구매(공구)에 나섰다가 예상보다 거센 논란에 휘말렸다. “담당의와 상의하라”는 당부와 “좋은 거라 생각해 나눈 것”이라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일부 누리꾼들은 이를 오히려 무책임하다고 지적하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반면 회복 과정에서의 일상 복귀로 봐야 한다는 옹호의 목소리도 이어지며 여론은 팽팽히 갈리고 있다.

박미선은 지난 20일 자신의 SNS에 “아프면서 제일 중요했던 게 잘 먹는 거였다. 그런데 좋은 걸 골라 먹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며 블루베리 농축액 공동 구매 소식을 전했다. 직접 제품을 먹는 모습이 담긴 영상도 함께 공개했다. 이를 본 팬들은 “스트레스 받는 일 하지 말고 치료에만 집중하라”, “휴식이 먼저 아니냐”며 걱정을 쏟아냈고, 박미선은 “너무 노니까 심심하다”, “지금 아주 행복하다”며 공구를 시작한 이유를 솔직하게 밝혔다.

하지만 반응은 곧 날카로워졌다.“아쉬울 것 없는 분이 지금 장사를 하나요”,“항암 중에 이런 걸 파는 게 안타깝다”,
“유방암에 베리류 안 좋다고 들었다”,“응원했는데 결국 공구냐” 등 비판이 잇따랐다. 박미선은 댓글로 직접 소통하며
“항암은 끝났고 지금은 휴식기”,“전 먹었지만 환우분들은 담당의와 꼭 상담하라”,“맨날 노는 것도 지겨워서요”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 또 다른 논쟁이 불붙었다. 일부 누리꾼들은 “영향력 있는 사람이 ‘상담하라’고만 말하는 건 무책임하다”, “본인은 좋았다면서 판단은 환자들에게 떠넘기는 것처럼 보인다”며 우려를 표했다.

특히 암 투병이라는 민감한 상황에서 같은 병을 앓고 있는 환우들에게는 “나는 먹었고 좋았다”는 말과 “담당의와 상의하라”는 조언이 동시에 더 큰 혼란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항암 치료 과정에서 식이 제한이나 간 수치 문제를 겪는 이들에게, 유명인의 체험담은 정보 이상의 영향력을 갖기 때문이다.

반면 옹호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평생 부지런히 살아온 분인데 하고 싶은 거 하게 두자”,“좋은 거 나누고 싶다는 마음일 수도 있다”,“회복하며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모습이 보기 좋다”는 응원도 이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박미선은 21일 다시 입장을 밝혔다.그는 “걱정해주시고 꾸짖어 주셔서 감사하다. 치료가 끝나 천천히 일상에 복귀해보려다 시작했는데 불편하셨다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분명 좋은 거라 생각해 나눈 것”이라며 공구 자체는 이어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다만 “환우분들은 반드시 담당의와 상담 후 결정하라”고 재차 당부했다.

하지만 이 지점이 오히려 반응이 갈렸다.“좋은 것”이라는 강조가 더  역풍을 몰아온 것. 대중의 분노는 상품을 판매하는 자체보다 신뢰의 문제에서 시작됐다는 분위기. 박미선은 단순한 판매자가 아니라, 암 투병 사실을 공개하며 많은 이들과 회복의 시간을 공유해왔던 바. “아프면서 제일 중요했던 게 잘 먹는 거였다”는 말은 마치 자신의 경험담처럼 들렸고.투병 경험이 공개되는 순간, 이야기는 개인의 영역을 넘어 신뢰의 영역으로 옮겨가게 됐다. 신뢰가 생기면 더 큰 책임이 따라오기 마련.

이번 논란에서 일부가 느낀 불편함은 바로 이 지점에서 비롯됐다.일각에서는 회복을 알리는 일상 복귀 자체가 아니라, 그 방식이 ‘건강을 앞세운 판매’처럼 보였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공구는 개인의 선택이고, 사생활의 영역일 수도 있다. 그러나 유명인이라는 위치, 그리고 암 투병이라는 민감한 상황이 겹치면서, 박미선의 선택은 더 엄격한 잣대 위에 올랐다.

투병 속에서 시작한 공동 구매를 두고 ‘회복을 향한 일상 복귀’라는 시선과‘공인의 책임을 더 고민했어야 한다’는 시선이 맞서는 가운데, 박미선의 행보를 바라보는 여론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무엇을 팔았느냐’보다는, ‘사람들과 어떤 신뢰 관계 위에 서 있었느냐’는 목소리가 팽팽하게 나오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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