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수형 기자]'MBN 예능 ‘알토란’ 측이 레시피 무단 도용 의혹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이상민이 소개한 ‘시금치 국수’가 사찰음식 유튜버 정위스님의 레시피와 동일하다는 주장에 대해 제작진이 실수를 인정하며 고개를 숙인 것이다.

22일 ‘알토란’ 제작진은 공식 입장을 내고 “이번 일로 상심하셨을 정위스님과 시청자분들께 사과드린다”며 “좀 더 면밀히 자료를 검토하지 못한 제작진의 실수”라고 밝혔다.

앞서 정위스님 측은 유튜브 채널 ‘정위스님의 채소한끼’를 통해 “지난 12월 7일 방송에서 이상민이 소개한 시금치 국수가 정위스님이 선보인 잔치국수와 요리 방식은 물론 재료와 양까지 모두 동일하다”며 무단 도용 의혹을 제기했다. 국물에 통감자를 반 갈라 넣고 구기자가루로 간을 맞춘 뒤, 시금치를 생으로 올려 뜨거운 국물을 붓는 방식까지 같다는 주장이다.

정위스님 측은 “수십 년 채식 생활을 통해 완성한 요리가 한순간에 연예인의 레시피로 둔갑한 걸 보니 황당하고 죄송한 마음”이라며 시청자 게시판 문의, 방송사 제보, 방통위 권리침해 심의 신청, 내용증명 발송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고 밝힌 바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알토란’ 제작진은 “시금치를 나물이나 국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먹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비건·사찰음식 등 다양한 레시피를 테스트했다”며 “이 과정에서 SNS와 AI 검색을 통해 구기자가루로 깊은 맛을 내는 레시피를 접했지만, 그것이 정위스님의 유튜브에 소개된 메뉴라는 점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변명의 여지 없이 제작진의 불찰”이라며 “정위스님을 직접 찾아뵙고 경위를 설명드리고 사과드렸다. 스님께서도 따뜻한 조언을 해주셨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프로그램 제작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위스님 측이 주장한 ‘묵묵부답’ 논란에 대해서는 “고의로 대응을 지연한 것은 아니며, 게시판을 미처 확인하지 못해 빠른 답변이 이뤄지지 않은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내용증명이나 연락을 받은 바는 없다”고 해명했다.

이번 논란은 방송에서 이상민이 해당 시금치 국수를 마치 자신이 고안한 레시피처럼 소개한 장면이 전파를 타면서 더욱 주목받았다. 이에 제작진이 무단 도용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면서, 레시피 출처 논란은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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