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채연 기자] (인터뷰③에 이어) 최근 연프 중독자들 사이에서는 새롭게 입소문이 난 프로그램이 하나 있다. 유튜브 ‘때때때’를 통해 공개된 ‘72시간 소개팅’은 낯선 도시에서 처음 만난 남녀가 3일간 함께 여행하며 서로를 알아가고 인연을 이어갈지 결정하는 콘셉트의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유병재 매니저로 잘 알려진 블랙페이퍼 유규선 대표가 기획하고, 원의독백이 연출을 맡아 지난 9월 첫 공개됐다.

‘72시간 소개팅’은 후쿠오카, 방콕, 훗카이도, 삿포로, 타이완 등 해외 도시에서 완전히 처음 보는 사람과 마주한 채 ‘세상에서 가장 긴 소개팅’을 시작한다. 기존의 자극적인 연애 예능과는 결이 다른, 담백하면서도 깊은 감정선을 담아내며 입소문이 솔솔 퍼지고 있다. OSEN은 세상에서 가장 긴 소개팅 ‘72시간 소개팅’을 기획한 블랙페이퍼 유규선 대표를 만나 제작기를 들어봤다.

‘72시간 소개팅’의 첫 에피소드는 미소와 현구가 출연한 ‘후쿠오카’ 편이다. 소개팅이 진행되면서 미소는 현구에 이성적 호감이 생기게 되고, 선택을 못 받게 돼도 서울에서 연락할 것 같다고 언급한다. 좋아하는 마음을 멈출 수 없다는 것을 제작진에 고백한 것.

유규선 대표는 “그게 맞다고 생각한다. 촬영이 끝났지 인생이 끝난 게 아니니까. 저는 더 두들겨봐야 된다고 생각한다. 미소의 말이 처음에는 이상한가 생각했는데, 편집 안 한 이유는 거기서 좋아하게 됐으면 그게 진정성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하루아침에 서울에 돌아온다고 닫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애프터 여부가 공개되지 않은 출연자들도 있다. 이에 유규선 대표는 "에프터는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지만, 출연자 의사를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저희에게 약속된 건 여행지에서의 2박 3일 촬영이고, 그 기간동안 진지하게 임해주셨기에 출연자분들은 약속을 다 지킨거다. 저희로서도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출연자분들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추후 스핀오프 프로그램이 나올 수도 있을까. 그는 “지금 시즌1 팀에서는 다 한 것 같다. 저희가 12월 13일에 오프라인 상영을 하는데, 홋카이도 편 영상을 재편집 해 상열-채원 님이 서울에서 다시 만난 것 까지를 영상에 담았다. 댓글에서 ‘상열 님 포기하지 마세요’ 이런 댓글 많이 봤는데, 실제로 상열 님이 채원 님을 만나러 서울에 자주 왔다. 그걸 짧게 담았다. 그 이상은 없을 것 같고, 다음 프로젝트에서는 여행지와 애프터를 함께 담아보면 어떨까 생각은 든다”고 전했다.

후쿠오카에서 시작된 ‘72시간 소개팅’은 타이완 편을 마지막으로 1막을 마무리했다. 추후 계획을 묻자 유규선 대표는 “블랙페이퍼의 색깔을 담은 유튜브 채널을 하나 개설하려고 한다. 한 장르만 다루는 채널은 아닐 것 같다. 예전엔 좋아했지만, 지금은 사라진 장르들이 있다. 정통 로맨스 영화처럼 예전에 우리가 좋아했던 것들을 올릴 수 있는 채널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도파민은 없지만 로맨틱한 작품이라던지, 한 인물의 삶을 담을 수 있는 드라마같은 작품들이 올라가는 채널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 시작은 ‘72시간 소개팅’같은 연프가 될 것 같다. 

유규선 대표는 “그리고 코미디도 할 것 같다. 코미디, 시트콤도 사라진 장르. 반대로 왜 웃음이 사라졌지? 하지만 너무 재밌는 게 많아져서 코미디가 아니더라도 코미디가 사라진 게 아닌가 싶다. 그래도 코미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 코미디도 올리고, 원의 독백이랑 72시간 보다 업그레이드된 연프를 만들어보고, 매력적인 사람을 찾아서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한다. 내년 2~3월을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연프도 ‘72시간 소개팅’과 큰 궤를 같이 한다고. 그는 “겨울 여행 로맨스를 꼭 담아보고 싶다. 너무 눈이 와서 어디에 움직이지 못하고, 둘이 같이 있고,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낭만적일 것 같다. 개인적으로 1월에 삿포로 여행 가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눈이 많이 와서 택시도 못 탄다. 숙소에서 움직이기도 힘들고 슈퍼만 한번 다녀와도 온 몸이 다 젖는데, 실내에 들어갔을 때의 그 포근함이 너무 좋다”고 했다.

이러한 유규선 대표에 마지막 질문으로 “지금까지 ’72시간 소개팅’을 안본 사람들에게 딱 1편만 추천하자면, 어떤 편을 보라고 하고싶냐”고 물었다.

유규선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편은 삿포로 편이긴 하다. 이유는 현웅 님이 제 추구미인데, 포기를 잘 못하고, 어떻게 보면 짝사랑도 표현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거절을 깊은 마음속에 담아둬야 하지만, 표현한다는 게 쉽지 않다. 그렇게 했다는 게 멋있어서 나름 좋아하는 이야기는 삿포로 이야기다”라고 말했다.

다만 유규선 대표는 추천하는 시청순서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일본 편 3개를 몰아보면 제일 재미가 있다. 세 커플이 모두 다르다. 방콕 편은 좀 특별편 느낌이고, 대만 편은 로코 느낌이 있다. 옴니버스 같은 느낌으로 재밌다. 후쿠오카에서는 저런 커플이 있을 것 같고, 같은 시간 삿포로와 훗카이도에는 이런 커플이 있을 거 같은 느낌이다. 아직 안 보신 분이 있다면 3편을 다 봤으면 좋겠다. 또 다 본 다음에 댓글이랑 같이 보면 더 재밌다. 또 1편-1편-1편, 2편-2편-2편 이런 식으로 보는 것도 재밌다. 친해지는 과정을 보는 재미가 있다”고 했다.

이번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72시간 소개팅’의 여러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수 있었다. 실제 촬영은 타이완 편부터 진행했지만 가장 마지막에 나왔다는 점(다른 편은 촬영한 순서대로 공개), 모든 커플을 이동수단에서 만나게 하고 싶었지만 단 두 커플만 그렇게 할 수 있었다는 점, 시즌2격인 새 연애 프로그램도 늦지 않게 만날 수 있다는 점이었다.

한편, 유규선 대표가 기획한 ‘72시간 소개팅’은 현재 유튜브 채널 ‘때때때’에서 전편 시청이 가능하다. /cykim@osen.co.kr

[사진] 조은정 기자, ‘72시간 소개팅’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