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나연 기자] 방송인 박나래의 갑질 의혹에서 시작된 '주사이모' 논란이 걷잡을수 없이 커지며 연일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8일 채널A 단독 보도에 따르면, 의사협회 내부 DB 확인 결과 박나래의 '주사 이모'로 지목된 이 씨는 국내 의사 면허 소지자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의사협회는 우리나라 모든 의사들이 가입하는 국내 공식 법정 단체로 국내 의사 면허 소지자라면 모두 협회 DB에 등록된다. 하지만 이씨의 정보로 협회 차원에서 확인해 본 결과, 국내 면허를 소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것.
국내 의사 면허를 소지하고 있지 않은 상태로 의료행위를 할 경우 의료법에 따라 징역 5년 이하 5천 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는 "이미 수사기관에 고발 및 인지된 사건이므로 수사 경과를 지켜보고 필요한 경우 행정조사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날 의협 측은 공식 성명을 내고 "국민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의료법 및 약사법 위반 사안임을 분명히 하며 정부와 수사 당국에 다음과 같이 강력히 촉구한다"며 이 씨의 ▲불법 무면허 의료행위 ▲향정신성 의약품 불법 유통 등 혐의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처벌을 요청했다. 또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음성적 불법 무면허 의료행위 ▲불법 대리 처방 ▲향정신성 의약품 유통 관리에 대한 전수 조사와 철저한 관리 감독을 촉구했으며, 의료 현장의 불법 행위를 실질적으로 감시하고 정화할 수 있도록 대한의사협회에 '자율징계권'을 부여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앞서 임현택 전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역시 전날 자신의 SNS에 이씨를 보건범죄단속법·의료법·약사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임현택 전 회장은 ""검찰은 보건범죄단속법, 의료법, 약사법, 형법상 사기죄 혐의가 있는 A씨의 여권을 정지, 출금 금지하고 증거인멸을 시도했으므로 구속해 즉각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며 "A씨의 남편, 박나래 매니저, 박나래에 대해서도 공동정범, 방조 교사범 여부에 대해 엄중히 수사 죄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 연예인 중 이런 불법행위를 저지른 자들에까지 수사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피부과 전문의 함익병 원장 역시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해외에서 의사면허를 취득한 사람이라 해도 국내에서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 노벨상을 탄 의사가 와도 처방은 못 한다. 자문만 가능하다. 판단과 시술은 주치의가 해야 한다. 외국 의사가 한국에서 처방을 내리는 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의사 면허 소지 여부와 관계 없이 일반 가정집 등에서 의료 행위를 한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함익병 원장은 "거동이 어려운 환자에게 한해 주치의의 지시 하에 왕진이나 간호사 방문이 가능하다. 바쁘다는 이유로 집에서 주사를 맞는 건 예외가 아니다. 일반적으로는 모두 불법"이라며 대리 처방 의혹에 대해서도 "처방전 없이는 살 수 없는 약으로 보인다. 향정신성의약품일 가능성이 높다. 대리처방이나 무허가 유통일 경우 처벌 수위가 높다"고 말했다.
또 박나래의 법적 책임에 대해서는 "대부분 불법 시술은 시술한 사람이 처벌받지만, 박나래가 무면허 시술임을 알면서도 지속적으로 시술을 요청했다면 법적으로 얽힐 수 있다"며 "박나래 측이 ‘왕진이었다’고 주장하는 건 처벌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방어 논리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에 더해 이 씨는 5년째 임대료를 체납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바. 검찰 고발에 정부까지 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만큼 사건이 어떻게 마무리 지어질지 이목이 쏠린다.
한편 최근 박나래는 전 매니저들의 폭로 후 불법 의료행위 의혹에 휩싸였다. 박나래 소속사 측은 OSEN에 "의사 면허가 있는 분에게 영양제 주사를 맞은 게 전부"라며 "(주사이모와) 병원에서 처음 만났다. 그 후로 친해졌고, 스케줄이 빡빡했기 때문에 힘들 때마다 왕진을 요청한 것"이라고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주사이모'로 지목된 이씨 역시 "내몽고 포강의과대학병원에서 외,내국인 최초로 최연수 교수까지 역임했다"고 반박했지만 "내몽고 포강의과대학은 실체가 없는 유령 의대"라는 폭로가 등장하자 게시글을 삭제 후 자취를 감췄다.
결국 논란이 확산되자 박나래는 MBC '나 혼자 산다', '구해줘! 홈즈', tvN '놀라운 토요일' 등에서 하차하고 활동을 중단했다. 그는 "여러 분들의 도움으로 어제에서야 전 매니저와 대면할 수 있었고, 저희 사이의 오해와 불신들은 풀 수 있었지만, 여전히 모든 것이 제 불찰이라고 생각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저는 웃음과 즐거움을 드리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개그맨으로서, 더 이상 프로그램과 동료들에게 민폐를 끼칠수 없다는 생각에 모든 것이 깔끔하게 해결되기 전까지 방송 활동을 중단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그동안 저를 믿고 응원해주신 여러분들께 다시한번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립니다"라고 고개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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