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수형 기자] ‘방송인 박미선이 유방암 투병 과정을 직접 전하며 다시 한 번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눈물보다 웃음으로, 공포보다 담담함으로 병과 마주해온 그의 고백은 깊은 여운을 남긴다.
박미선은 최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오랜만에 근황을 전했다. 이날 그는 유방암을 어떻게 발견하게 됐는지를 차분한 목소리로 풀어놓았다.
박미선은 “사실 2월에 초음파 검사를 받았는데 아무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그 후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며 “그러다 12월에 종합검진 예약이 잡혀 있었고, ‘안 가도 되나’ 고민하다가 그래도 가보자고 마음먹었다”고 회상했다.그러면서 박미선은 “정말 우연히, 그냥 마음이 이끌려서 간 검사였다. 그런데 그 검사에서 암이 발견됐다”며 “그때 검진을 안 갔으면 정말 그대로 지나쳤을 거다. 그날의 선택이 저를 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완치 판정을 받은 것은 아니라고도 솔직히 밝혔다. 치료는 현재 진행형이며, 앞으로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현실 역시 숨기지 않은 모습. 그럼에도 그는 특유의 유머와 밝음을 잃지 않았다.“갈 길이 아직 남아 있지만, 지켜봐 주신 분들 덕분에 버틸 힘이 생긴다”며 오히려 주변을 위로하는 모습이었다.
방송 말미 공개된 삭발 직후 프로필 사진은 많은 시청자들을 울컥하게 했다. 민머리에도 환하게 웃고 있는 박미선의 얼굴에는 두려움보다 단단함이 담겨 있었다.
이후 박미선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2차 항암 치료를 앞두고 머리를 자르는 전 과정도 공개했다. 영상 제목은 ‘슬기로운 투병생활-2, 머리카락을 보내주다’.란 제목. 그는 “항암하러 가기 전에 아예 머리를 자르려고 한다. 빠지기 시작하면 더 힘들어지니까 그냥 먼저 자르기로 했다”며 결심 이유를 밝혔다. 이 과정에서도 박미선은 헬로키티 필터를 씌운 셀카를 찍고, 미용실에서 브이 포즈를 취하는 등 특유의 유쾌함을 잃지 않았다.
하지만 솔직한 감정도 털어놨다. “단발에서 커트할 때는 이상하고 속상하더라. ‘아, 내가 아프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스스로에게 ‘드라마 들어간다. 이런 역할이다’라고 상상하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항암 시작 2주 뒤 머리카락이 본격적으로 빠지자 그는 스포츠 머리로 다시 자르고, 결국 세 번째로 완전 삭발을 선택했다. 면도기로 머리를 밀며 “수채구멍에 머리카락이 무성하다”고 덤덤하게 말하는 모습은 오히려 더 큰 울림을 줬다.이를 본 딸이 “영화 ‘매드맥스’의 퓨리오사 같다”고 말하자, 박미선은 “패러디해서 찍어야겠다”며 웃어 보이며 희망을 잃지 않았다.
현재 박미선은 12차 항암 치료와 16차 방사선 치료를 마치고, 약물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영상 설명란에는 이런 메시지를 남겼다.“첫 항암 후 정확히 14일 만에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했다.언제 또 삭발을 해보겠나 싶은 마음으로 기록했다.이 시간에도 병과 싸우고 계신 모든 분들, 꼭 힘내시길 바란다.”는 내용.눈물 대신 웃음을, 두려움 대신 담담함을 선택한 박미선의 기록은 단순한 투병기가 아닌 누군가를 위한 희망과 응원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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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튜브, 방송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