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여왕' 사진=tvN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OTT드라마의 위상이 날로 높아지면서 안방극장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시청률 50%를 돌파하던 옛 시절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평균 시청률 5%에 허덕일 줄은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상파는 소재의 명확한 한계로 인해 스토리의 확장성도 넓히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나마 케이블 채널 드라마들이 TV 드라마들의 명맥을 잇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사진=tvN

특히 tvN이 2024년 '칼을 갈았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톱배우들과 스타작가들을 대거 포진시켜 2024년 점령을 준비하고 있다.

'정년이' 사진=TVN'

▶박지은 작가·김수현 다시 만났다 '눈물의 여왕'

우선 '별에서온 그대'로 한국 드라마사의 한 획을 그었던 박지은 작가외 배우 김수현이 돌아온다. 박 작가는 '별그대' 뿐아니라 '사랑의 불시착'으로 김은숙 작가와 함께 한국 대표 스타작가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신작 '눈물의 여왕'이 3월 방송을 확정지었다.

'불가살'을 연출한 장영우 감독과 '빈센조', '작은 아씨들'을 연출한 김희원 감독이 함께 연출을 맡은 '눈물의 여왕'은 김수현과 김지원 두 톱배우 뿐만 아니라 박성훈, 곽동연, 이주빈 등이 합류했다. 퀸즈 그룹 재벌 3세, 백화점의 여왕 홍해인(김지원)과 용두리 이장 아들, 슈퍼마켓 왕자 백현우(김수현) 3년 차 부부의 아찔한 위기와 기적처럼 다시 시작되는 사랑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원호 유니버스의 귀환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스핀오프 시리즈로 돌아온다. 신원호 감독과 이우정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참여하는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하 슬전생)는 '얼룩' '낯선 계절에 만나'를 연출한 이민수 감독이 연출을 맡고 '응답하라 1988',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보조작가로 참여했 김송희 작가가 극본을 담당했다. '슬전생'은 상급 종합병원 교수와 전공의들의 리얼한 병원생활과 우정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무빙'으로 스타덤에 오른 고윤정이 종로 율제 산부인과 1년 차 전공의로 출연을 확정했고 신시아, 강유석, 한예지, 정준원 등 라이징 스타들의 캐스팅으로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매 작품 소소하지만 울림 있는 이야기, 적재적소에 배치된 위트와 센스, 특유의 공감성 짙은 소재들로 많은 시청자들에게 인생작을 선사한 신원호 이우정 콤비가 다시 빛을 발할 수 있을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연기파 배우들의 향연 '정년이'

김태리 라미란 문소리 등 연기파 배우들도 안방극장을 두드린다.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직후, 소리 하나만큼은 타고난 소녀 정년(김태리)의 여성국극단 입성과 성장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동명의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여성국극이라는 신선한 소재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여성국극이란 1950년대 한국 전쟁을 전후로 큰 대중적 인기를 모은 창극의 한 갈래로서 모든 배역을 전원 여자가 맡는다. '옷소매 붉은 끝동'을 통해 제34회 한국PD대상 '올해의 PD상'을 수상한 정지인 감독이 연출을 맡는다.

▶훈남들의 안방 점령 '감사합니다' '이한신' '플레이어2'

송승헌이 주연을 맡아 6년만에 귀환하는 '플레이어2 꾼들의 전쟁'도 올해 전파를 탄다. 사기꾼, 해커, 싸움꾼, 드라이버 등 최고의 플레이어들이 모여 최악의 악당들이 불법으로 모은 더러운 돈을 깨끗하게 털어버리는 유쾌, 상쾌, 통쾌, 머니스틸 액션 드라마다.

그동안 다뤄지지 않았던 감사팀의 일거수일투족을 그리며 횡령과 비리를 일삼는 부패한 자들에게 통쾌한 철퇴를 날릴 새 드라마 '감사합니다'는 신하균이 주연을 맡았다.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연출 윤상호/ 극본 박치형/ 기획 스튜디오지니/ 제작 코탑미디어)은 재소자들의 가석방 여부를 결정짓는 막강한 권력을 손에 쥔 남자가 그만의 방식으로 정의를 집행하는 이야기로 배우 고수를 타이틀롤 이한신으로 내세웠다.

▶로맨스가 빠질 순 없지 '엄친아' '원경' '웨딩임파서블' '손해보기 싫어서'

정해인 정소민의 호흡을 맞춘 '엄마친구아들'은 오류 난 인생을 재부팅 하려는 여자와 그 여자의 살아있는 흑역사 '엄마 친구 아들'이 벌이는 파란만장한 동네 한 바퀴 로맨스다. 이방원과 원경왕후의 이야기를 다룬 '원경'은 차주영과 이현욱이 주연을 맡아 파격 멜로를 선보이고 문상민 전종서가 등장하는 '웨딩 임파서블'은 인생 첫 주인공이 되기 위해 남사친과 위장결혼을 결심한 무명 여배우 아정(전종서)과 이 결혼을 결사반대하는 형바라기 예비 시동생 지한(문상민)의 막상막하 로맨틱 미션을 그린 드라마다.

'로코 여신' 신민아도 김영대를 만나 '손해 보기 싫어서'를 선보인다. 손해 보기 싫어서 결혼식을 올린 여자 손해영과 피해주기 싫어서 신랑이 된 남자 김지욱의 손익제로 로맨스 드라마다. 정려원과 위하준의 '졸업'은 우리가 미처 몰랐던 대치동 불빛이 꺼진 이후 학원 강사들의 다채로운 이야기와 은밀하고도 달콤한 현실 로맨스를 그린다.

이외에도 오는 21일 첫 방송하는 조정석 신세경 주연의 '세작, 매혹된 자들'은 높은 자리에 있지만 마음은 비천한 임금 이인과 그를 무너뜨리기 위해 '세작'이 된 여인의 잔혹한 운명을 그린 픽션 사극으로 관심을 얻고 있다. 김빵 작가의 웹소설 '내일의 으뜸'을 원작으로 하며 '톱스타 유백이', '여신강림'을 집필한 이시은 작가가 극본을 맡은 '선재 업고 튀어'에는 김혜윤과 변우석이 투입됐다.

2024년 역대급 배우진, 믿고 보는 크리에이터 라인업을 선보인 tvN이 기대만큼의 성적을 올릴 수 있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