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캡처

툭 치면 쓰러질까, 바람 불면 날아갈까 걱정되는 남자, 정경호가 ‘병약남주’ 장르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1월14일 시작한 tvN 주말드라마 '일타 스캔들'(극본 양희승/연출 유제원)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1회 4..0%(이하 닐슨코리아 전국유료가구 기준) 시청률로 출발해 상승세를 타더니 지난 5일 방송된 8회는 11.8%를 기록했다. 또 화제성 분석업체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일타 스캔들'은 3주 연속 드라마 화제성 부문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시청률은 물론 체감 인기까지 고공행진하며 최근 가장 뜨거운 드라마로 꼽히고 있다.

'일타 스캔들'은 사교육 전쟁터에서 펼쳐지는 국가대표 반찬가게 열혈 사장 남행선(전도연 분)과 대한민국 수학 일타 강사 최치열(정경호 분)의 '달콤 쌉싸름'한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

다채로운 캐릭터와 따뜻하고 유쾌한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이끈다. 또 오랜만에 로맨틱 코미디로 돌아와 이름값을 증명한 전도연은 물론, 그와 함께 호흡을 맞춘 정경호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포인트다.

정경호는 능력과 재력을 모두 겸비한 대한민국 최고의 일타 강사지만 섭식 장애로 인해 배부름의 행복은 느끼지 못하는 치열을 연기한다.

일타 강사 최치열과 달리 '인간 최치열'의 삶은 생기가 없다. 냉장고에는 먹을 것 하나 없고 불면증에 시달린다. 먹는 것, 자는 것 등 삶의 필수요소가 결핍인 그는 늘 피로하고 예민하다. 필요없는 정보는 입력하지 않고, 무의미한 감정을 주고 받는 관계는 맺지 않는 최치열이다. 오래 알고 지낸 주변 사람들도 최치열의 차갑고 건조한 성정을 불편하게 여긴다.

tvN 일타 스캔들

정경호는 최치열이 가진 여러 면모의 '갭'을 강조한 연기로 캐릭터의 매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강의에서는 특유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보여주며 극 초반 '실제 인강(인터넷 강의)을 찢고 나온 것 같다'라는 호평을 이끌어낸 데 이어, 단상 아래에서는 인간미 없는 최치열의 모습을 유쾌하게 때로는 '짠'하게 보여주었다.

최치열은 남행선의 '밥'을 통해 잃어버렸던 미각과 식욕을 되찾았고, 그의 일상에도 작지만 큰 변화가 일었다. '도시락'과 '과외'를 교환하며 시작된 인연, 남행선은 최치열의 삶에 불쑥 들어오기 시작했다. 선을 넘자 무섭게 들어오는 남행선, 그리고 곁을 내주자 속수무책으로 마음을 여는 최치열의 대비가 관전 포인트. 특히 국가대표 핸드볼 선수 출신인 남행선의 에너지를 받아내는 '병약'한 최치열의 티키타카 케미스트리는 유쾌한 웃음을 자아낸다.

여주인공의 에너지에 휘둘리고마는 최치열은 '병약남주'라는 새로운 남주인공 계열의 대표로 떠올랐다. 특히 슬림한 보디라인을 가진 정경호가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며 비틀대는 약한 최치열과 '찰떡'으로 맞아 떨어져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극 초반에 캐릭터의 까칠하고 완벽한 면모를 쌓아올린 정경호는 중반부로 이어진 반전 매력을 더욱 배가시켰다.

tvN 일타 스캔들

정경호의 천연덕스러운 표정 연기, 몸 연기 장면은 매회 수많은 '짤'을 만들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매력적인 연기 스타일에 정경호의 과거 작품들도 재소환 되고 있다. 그가 주연으로 나선 '미씽나인'에서 처절하게 망가진 코믹 연기, 또 '라이프 온 마스'에서 결이 다른 '병약'을 그린 장면,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그린 담백한 캐릭터 표현도 호평을 받고 있는 것. 정경호가 그간 쌓아올린 필모그래피가 다시 빛나는 중이다.

좋은 기세를 보이고 있는 ‘일타 스캔들’과 최치열 역시 정경호의 새로운 인생작, 인생캐릭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남행선과의 험난한 멜로가 예고된 가운데 최치열의 새로운 매력도 펼쳐질 예정이다. 본격적으로 ‘멜로 눈빛’을 장착한 모습은 어떨까. 로맨스와 만난 병약남주 최치열, 그리고 정경호의 활약에 기대가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