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7일 오후 서울 마포구 구름아래소극장에서 열린 그룹 듀스의 멤버 故 김성재 아바타 기자간담회에서 고인의 모친 육미영 여사와 동생 김성욱씨가 아바타 영상을 보고 있다. 2022.9.7/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사회 여러 분야는 큰 변화를 맞았다. 방송계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난해부터 방송계는 메타버스를 접목한 새로운 프로그램들을 내세우면서 시장 변화에 발을 맞췄다.

지난해 10월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예능 '가상세계지만 스타가 되고 싶어'도 메타버스를 적극적으로 예능에 활용한 사례다. '가상세계지만 스타가 되고 싶어'는 스타들이 가상세계에서 완전히 새로운 얼굴의 가상인물이 되어 다른 가상인물의 정체를 맞히는 추리 서바이벌.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해 '부캐'(부캐릭터)를 만들고, 이를 서로 추리하는 과정을 그렸다.

이후 올해 초부터 방송계는 더욱 공격적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한 예능 프로그램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지난 1월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예능 '얼라이브'는 고인이 된 가수 임윤택과 유재하를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해 복원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또한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방송된 JTBC '뉴페스타'는 코로나19로 인해서 대면 공연이 불가능한 점을 상쇄하기 위해 해 메타버스 공연을 펼치는 모습을 그리기도.

지난 8월부터 9월까지 방송된 JTBC '러브in'은 최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연애 예능을 메타버스에 접목했다. 가상세계에서 아바타로 만난 남녀가 소개팅을 진행하고, 이후 실제 만남을 가지면서 아바타로 느꼈던 감정을 현실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지를 중심 이야기로 다뤘다.

MBN '아바타싱어' 속 아바타 무대

메타버스 속 아바타를 중심으로 한 음악 예능들도 등장했다. 지난 8월부터 방송된 MBN '아바타싱어'와 지난 3일부터 방송 중인 TV조선(TV CHOSUN) '아바드림'이 그 주인공. 두 프로그램은 아바타로 구현된 가수들의 무대를 선보이면서 가수의 정체를 추리하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특히 '아바드림'은 고인이 된 가수 김성재에 이어 배우 김자옥, 방송인 송해 등도 아바타로 구현해 내면서 트리뷰트(헌정) 무대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각각 색다른 주제의 메타버스 예능들이 쏟아졌지만, 시청률 성적은 저조했다.

'뉴페스타'는 1.6%(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것 외에는 0%대의 성적을 보였다. '러브in' 또한 0%대의 시청률을 나타내면서 종영을 맞아야 했다. '아바타싱어' 역시 첫 회 시청률은 1.4%를 기록했지만, 이후에는 0.8%의 수치만 유지 중이다. 지난 3일 처음 방송된 '아바드림'은 1.9%의 시청률로 출발했지만, 아직까지 큰 화제성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메타버스 예능들이 아직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에는 여전히 메타버스라는 복잡한 개념이 높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메타버스 개념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 시청층을 포섭할 수 있을까도 우려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TV조선 '아바드림' 속 고(故) 김성재 아바타 무대

기존 영화와 게임에서처럼 화려한 그래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비판의 지분을 차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10대, 20대의 시청자들은 화려한 그래픽의 영화와 게임에 익숙하지만 메타버스 예능들에서 등장하는 그래픽 기술은 그런 기준점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점도 크다"라며 "이 간극이 좁혀질 수 없다면 젊은 시청자들을 포섭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평가하기도.

그렇다면 메타버스 예능 프로그램들이 높은 진입장벽과 기술적 문제를 뛰어넘고 시청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김상균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는 뉴스1에 "영화와 게임의 경우, 방송 프로그램과 비교해 수십 배의 제작비를 컴퓨터 그래픽에 사용하지만 방송 프로그램은 어쩔 수 없이 자본적인 부분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기술력의 차이보다 자본력의 차이로 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며, 그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스토리나 기획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아바드림'의 경우 트로트 가수들이 등장하고 50대 이상도 기억하는 고(故) 김성재씨를 소환하면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문화와 가수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라며 "메타버스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은 세대에게는 그들이 좋아하는 이야기나 감성들을 접목시키는 것도 간극을 줄이는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방송 프로그램에 새 기술들이 지속적으로 접목되고 있는 것에 대해선 “방송은 계속해서 새로운 기술을 가진 플랫폼의 장점들을 안아올 수밖에 없다”라며 “이전 방식만 고집하다 보면 결국 기존의 매체들이 도태됐던 것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