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에 처음 입사했을 때부터 해보고 싶은 장르였는데 그때는 엄두도 낼 수 없는 일이었다. 우리나라 많은 방송 종사자들이 애써오신 덕분에 이런 도전도 할 수 있었다.”
지난 3일 종영한 tvN 수목극 '구미호뎐' 강신효 감독은 최근 뉴시스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내년에도 많은 한국적 판타지들이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다들 좋은 성과를 내서 한국 드라마의 저변이 한층 두터워지면 좋겠다"고 바랐다.
'구미호뎐'은 도시에 정착한 구미호와 그를 쫓는 프로듀서의 판타지 액션 로맨스 드라마로 남자 구미호의 사랑 이야기라는 독특한 소재로 주목받았다.
강 감독은 SBS 드라마에서 2003년 '올인', 2008년 '타짜', 2011년 '마이더스', 2013년 '상속자들' 등을 연출하며 주목받았다. 그간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만들었지만 '판타지'는 처음이다. 특히 2018년 OCN에서 한우리 작가와 '작은 신의 아이들'로 호흡한 뒤 이번에 '구미호뎐'으로 다시 만났다.
그는 "2년 7개월간 함께 한 캐릭터들을 떠나보내려니 아쉽기도 하나 시청자들이 사랑해 주셔서 기쁜 마음으로 보낼 수 있는 것 같다"며 종영 소감을 전했다.
아름다운 영상과 다채로운 화면이 화제가 됐다. 그는 "판타지를 판타지처럼 보이게 하는 데에는 여러 요소들이 필요하다. 배우, 분장, 미용, 의상, 장소, 액션, CG가 도와주지 않으면 연출이 할 수 있는게 없다"며 "다행히 좋고 헌신적인 스태프들을 만나 주어진 환경에서 최대치를 뽑았다"고 자찬했다.
가장 애착이 가는 장면으로는 4부 엔딩으로 이어지는 부분과 8, 9부 어둑시니(심소영)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꼽았다. "많은 예산과 시간이 투입됐고 시각화하는 데 공을 들인 부분이다. 스태프들의 도움으로 좋은 퀄리티의 장면들이 된 것 같다."
남자 구미호 변신으로 주목받은 이동욱, 김범에 대해서는 연신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잘 어울릴 것으로 생각해서 캐스팅했는데 이 정도로 잘 맞을 줄 몰랐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이동욱은 촬영장 내 '분위기 메이커'였다. "동욱이는 워낙 쾌활한 스타일이라 동욱이를 필두로 다들 즐겁고 신나게 촬영했다."
여자 주인공 조보아에 대해서도 호평했다. 그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남자 주인공들 사이에 있는 평범한 인간이라 본인이 버티지 않으면 존재감이 옅어질 수 있다"며 "특히 이무기가 빙의하는 연기는 난이도가 있는 연기였는데 훌륭하게 해냈다"고 극찬했다.
"본인은 잘 모르는 듯 하지만 사극이나 극성이 강한 연기에 큰 강점을 갖고 있는 배우다. 액션에도 욕심이 많고 재능이 있는 편이라 이번 드라마를 계기로 장르물 액션물을 이어서 해보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이무기'로 화제가 된 이태리에 대해서도 "기존의 빌런이나 이무기라는 기존 관념에서 벗어난 미소년 이미지를 원했다"며 "그러면서도 난이도 있는 연기를 소화하는 것이 관건"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태리는 연기의 기초가 탄탄한 친구"라며 "이무기 배역은 오버하면 과하고 가라앉히면 밋밋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누가 해도 참 어려운 배역인데 이연과의 대결에서 밀리지 않고 단단하게 버티는 것을 보고 감탄했다"고 밝혔다.
황희, 김용지 등 조연 배우들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신주는 가장 많은 배역과 부딪힘, 농구로 치면 볼을 운반하는 가드 같은 역할을 해줘야 했다. 그런 면에서 오디션에서 가장 안정적인 연기를 보였던 황희라는 배우를 캐스팅했고 역시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김용지에 대해서는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부분이 많은 친구지만 기유리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소화할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기대보다 훨씬 잘해줘서 너무 기특하다"고 평했다.
임규형, 임기홍, 선우재덕, 심소영 등 화제가 된 특별출연진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강 감독은 "이규형은 동욱이와의 인연으로 사또 역으로 출연하게 됐다. 특별출연이라 하기엔 분량도 많고 액션이 있어서 한여름 불볕더위에서 정말 고생 많았다"며 "마지막 이무기와의 대결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해 저도 아쉽고 배우분께도 죄송하다"고 말했다.
임기홍에 대해서는 "캐스팅 디렉터를 통해 추천받고 '인간수업'이란 작품을 보고 점바치 역으로 모셨다"며 "현장에 있던 스태프, 배우들이 이 분의 연기를 보고 깜짝 놀랐다. 감사하다"고 밝혔다.
또 "선우재덕 형님은 저랑 거의 15년 전 아침드라마를 하고 처음 만났다. 쉽지 않은 역을 흔쾌히 맡아주셔서 정말 감사했다"며 "여주인공의 아버지이며 왕이자 이무기에게 몸을 빼앗긴 설정이라 분장만 몇 시간을 해서 참 고맙고 죄송했다"고 전했다.
'녹즙 아줌마'로 화제가 된 '어둑시니' 심소영의 경우 "저와 한우리 작가의 전작 '작은 신의 아이들'에 나왔는데 개성 있는 외모와 연기력으로 처음 어둑시니를 쓸 때부터 이분으로 찜을 해놨었다"며 "회차로는 2회 분량이지만 몇 달을 전국을 떠돌며 찍느라 고생 정말 많이 했는데 반응이 좋아서 참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우리 작가에게 전하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2년 7개월의 여정을 함께 해준 한 작가가 너무 고맙고 대견하다"고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드라마 제작에도 코로나로 어려운 점이 있지만 더 많은 분들이 코로나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 것 같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좋은 드라마를 보여드리는 일뿐이라 더욱 좋은 드라마를 만들어서 보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