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는 겁없이 용감하고 무모해도 되는 나이인 것 같다. ‘해나’와도 나름대로 뜨겁게 사랑했고 헤어짐도 예쁘게 잘 표현된 것 같다.”
배우 권수현은 5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청춘기록'은 시간이 많이 지나도 기억에 남을 것 같은 작품"이라며 종영 소감을 전했다.
지난달 27일 종영한 tvN 월화극 '청춘기록'에서 박보검(사혜준 역), 변우석(원해효 역)과 함께 삼총사 '김진우'로 분해 친근한 연기를 선보였다. '잘 사는 집 딸'이자 친구 여동생인 조유정(원해나 역)과 '현실 로맨스'를 펼치며 호평을 받았다.
그는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간 촬영이 진행됐는데 그때가 코로나가 가장 기승을 부렸을 때였다"며 "모두 무사히, 문제 없이 잘 끝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삼총사'로 나왔던 박보검, 변우석과 실제로도 친하게 지냈다. 권수현은 1986년생으로 34세, 변우석은 1991년생 29세, 박보검은 1993년생 27세로 나이차가 있긴 했지만 정말 친구처럼 친해졌다.
"셋이 따로 자주 만나서 식당 가서 밥 먹고, 거기서 대본 꺼내서 읽고 하다가 문 닫을 때까지 있기도 했다. 몇 번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빠른 시간에 친해질 수 있었다."
'막내' 박보검에 대해서는 "군대가 특수한 집단이긴 하지만 보검이는 군대뿐 아니라 어떤 데를 데려다놔도 예쁨을 받을, 착하고 예쁜 아이"라며 "군대에서도 너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보검이는 촬영 현장에서도 사람들을 잘 챙겼다. 선배들에겐 예의 바르고 후배는 잘 챙기고 하는데, 잘 되는 데는 다 이유가 있구나 생각했다."
변우석에 대해서도 "우석이와는 '술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어서 보검이보다 좀 더 자주 봤다"며 "귀엽고 열정이 넘치는 친구다. 열심히 하려는 게 계속 눈에 보여서 예뻐보였다"고 칭찬했다.
'동안'이라는 칭찬을 많이 듣는다. 실제 나이차가 있는 박보검, 변우석과도 무리 없이 어울렸다.
"동안이라는 칭찬이 감사하기는 한데, 배우로서 마냥 좋기만 한 것도 아니다. 지금까지 늘 제 나이보다 어린 역할을 해 왔는데, 한편으론 나이에 맞는 역할도 하고 싶다."
극중 '김진우'를 연기하기는 했지만 공감이 가는 캐릭터는 '사혜준'이었다. 그는 "나도 혜준이처럼 단역부터 차근차근 시작해서 하고 있다보니, 혜준이가 잘 되면 같이 기분이 좋고 악플로 힘들면 같이 마음이 아팠다"며 "이입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사전제작'이라 시청자 입장에서 드라마를 볼 수 있었다. "옛날에는 내가 연기한 진우를 위주로 봤을텐데 결과물만 두고 보니 오히려 혜준이 감정선을 따라가게 되더라."
혜준이가 '최우수상'을 받았을 땐 과거 영화 '밀정'을 통해 신인상을 받았을 때가 떠오르기도 했다. "'밀정'은 제가 상을 받게 해준 감사한 작품이기도 하지만, 어릴 때부터 팬이었던 김지운 감독을 만날 수 있게 해준 작품이다."
2012년 영화 '나는 공무원이다'를 통해 데뷔하긴 했지만 처음부터 배우를 꿈꿨던 건 아니다. 그는 "원래 그림을 좋아해서 대학 땐 미술 전공을 했고, 음악하는 걸 좋아해 밴드도 했다"며 "우연히 연기를 하게 되면서 그 안에 있는 직관적 표현에 매력을 느꼈다. 지금은 연기를 하는 것이 가장 재미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별빛이 내린다'라는 곡으로 유명한 밴드 '안녕바다'의 초창기 멤버이기도 하다. "지금 노래하는 '나무'가 고향 친구인데 고등학교 때 짝꿍이었다. 같이 밴드를 만들어보자 해서 '안녕바다'를 하게 됐다."
음악이 아닌 연기를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는 없다. 그는 "고등학교 때 밴드를 하다 20살 때 함께 서울에 왔고 멤버도 바뀌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오게 됐다. '별빛이 내린다' 직전에 나왔다"며 "아쉬움은 없다. 그때 기억은 너무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고, 예쁜 청춘이었던 것 같다"고 기억했다.
'청춘기록'은 유난히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나게 한 작품이다. "어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다른 작품은 그렇지 않았는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가족 이야기라 그런지 함께 이야기할 수 없어 많이 아쉬웠다."
롤모델로는 박해일과 조승우를 꼽았다. 그는 "좋은 연기는 대단한 감정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보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연기라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 조승우, 박해일 선배의 연기를 보면서 공감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차기작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천천히, 급하지 않게 결정하고 싶다. 장르나 캐릭터에 제한을 걸어놓고 싶진 않다"고 했다.
'청춘기록'을 하면서 로맨스, 멜로물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도 했다. 그는 "그간 장르물을 포함해 다양한 작품을 해 왔는데 생각해보니 로맨스, 멜로물을 해보지 않았다"며 "정서상 흐름을 따라갈 수 있는 로맨스, 멜로물을 해봐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기대했다.
“'청춘기록' 촬영 전에는 ‘청춘’ 하면 젊고 파릇파릇함이 떠올랐는데 이젠 지금 살고 있는 이 순간에 최선을 다 하면 청춘이라는 생각이 든다. ‘청춘기록’은 제 청춘을 잘 기록해 놓은, 제목대로 제 가슴에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