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으로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은 오히려 활기를 띠고 있다. AI(인공지능) 투자 기회를 선점하려는 움직임과 공급망 불안 속 해외 생산 거점을 확보하려는 기업 전략이 맞물린 결과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분기 글로벌 M&A 규모는 전년 대비 18% 늘어난 1조2500억달러(약 1850조원)로 집계됐다. 1분기 기준 사상 최대다.
특히 올해는 초대형 M&A 거래와 지분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LSEG에 따르면 100억달러 이상 초대형 거래는 22건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초대형 거래 6건 중 4건은 AI 관련 투자다. 오픈AI는 1분기 중에만 11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릴리 마다비 모건스탠리 미주 M&A 공동책임자는 “전례 없는 수요 속에 AI 관련 M&A는 기업들에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고 했다.
관세 부담과 공급망 불안 속 해외 생산 거점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가속화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분기 국경 간 M&A가 4547억달러로, 1년 전보다 47% 늘었다고 보도했다. 조지 홀스트 BNP파리바 글로벌 기업금융 부문 총괄은 “기업들이 해외에 실질적인 경제적 기반을 확보할 필요성이 커지면서 국경 간 M&A가 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의 반독점 규제 정책 기조가 완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강경책을 고수한 게일 슬레이터 전 차관보가 지난 2월 사임한 뒤, 미국 법무부 반독점국 수장은 공석 상태다. M&A 심사에 느슨한 분위기가 이어지며 거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1분기 국경 간 M&A의 52.4%는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