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미국까지 비행기로 날아오는 티셔츠 한 장 값이 비싸 봐야 5달러, 게다가 배송비가 무료라는 건 기존 물류 시스템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일이었죠. 소액 면세 혜택을 십분 활용한 C커머스의 박리다매 공세에 기존 이커머스 기업들은 다 죽게 생겼다는 위기감이 팽배했습니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말이지요.
‘5달러 티셔츠 문제’는 역설적으로 아마존·쇼피파이 등 기존 이커머스 공룡들을 진화하게 만든 계기가 됐습니다. 아마존은 초저가 전용 모바일 스토어 ‘아마존 하울’로, ‘남미의 아마존’ 메르카도 리브레는 아예 중국 현지에 물류 허브를 세워 조달 가격을 확 낮췄습니다. 즉시 환불되는 시스템, 은행 계좌 없어도 쇼핑이 가능한 핀테크 결합 등을 통해 C커머스의 약점인 ‘신뢰’도 적극 파고들었습니다.
이커머스 생태계의 경쟁과 재편은 여기서 끝이 아닐 겁니다. 아마존이 도입한 생성형 AI 기반의 쇼핑 어시스턴트 ‘루퍼스(Rufus)’를 보시죠. ‘봄에 어울리는 핑크 립스틱이 필요해’ 하면 단지 핑크색 립스틱을 나열해 놓고 고르게 만드는 피로감을 주는 게 아니라, 수백·수천 건의 상품 리뷰를 순식간에 읽고 고객의 피부 톤, 상품 제형, 주요 성분 등을 분석해 최적의 제안을 내놓는 식입니다. AI 기술이라면 만만찮은 중국 기업들은 또 어떤 진화된 모습을 보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