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국가 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39조달러(약 5경8800조원)를 넘어서며 재정 건전성에 비상이 걸렸다. 고질적인 재정 적자에 이란 전쟁 장기화라는 변수가 더해지면서, 미 정부의 부채 문제가 심화할 수 있다는 경고가 쏟아지고 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이달 20일 기준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39조20억7136만달러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불과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늘어난 빚은 약 2조8000억달러에 달한다.
부채 급증의 주요 원인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자 비용과 대규모 감세 정책 등이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부채 총액까지 늘어나자, 빚을 갚기 위해 빚을 내는 이자 부담이 커졌다. 여기에 지난해 제정된 대규모 감세안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은 세입 감소를 초래하며 부채 증가의 가속페달 역할을 하고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란과의 전쟁은 재정을 압박하는 새로운 변수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지난 15일 전쟁 비용으로 120억달러를 지출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더해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백악관에 2000억달러의 추가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반면 “관세를 부과해 빚 없는 나라로 만들겠다”던 트럼프의 공약 실현을 위한 핵심 재원인 관세 수익에는 제동이 걸린 상태다. 지난달 미 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조치 대부분을 위법으로 판결하면서, 부채 상환 계획은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 비영리 단체 피터슨 재단의 마이클 피터슨 CEO는 “현재 추세라면 오는 11월 중간선거 이전에 부채가 40조달러에 육박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