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 오피스 빌딩에 위치한 블루아울 캐피털. 이 회사가 지난달 주력 사모대출 펀드의 분기별 환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사모대출 전반에 대한 불안이 확산됐다./로이터·연합

당장 이자 낼 현금이 부족하다고요? 괜찮습니다. 이자를 원금에 가산해주면 됩니다. 신용등급 낮아서 대출이 안 나온다고요? 문제없습니다. 장기 임대보증으로 등급을 보강하면 되거든요. 테크 기업들이 막대한 자금을 조달한 사모 대출 시장에선 이런 일이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더 빨리, 더 많은 돈을 모으려는 속도전이 벌어지는 중이고, 승자는 결국 떼돈을 벌 것이라는 가정하에 이런 대출 관행이 생겼을 텐데, 만약 그 믿음이 흔들리면 어찌 되는 건가요?

“세계가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인식에 결함이 있었다.”(앨런 그린스펀), “주택시장 문제와 금융시스템 사이의 인과관계는 매우 복잡했고, 예측하기 어려웠다.”(벤 버냉키). 2008년 금융위기가 한바탕 지나간 후 뒤늦게 퍼즐을 맞춰본 이들은 이구동성 이렇게 말했습니다. ‘일부 위험 신호는 있었지만, 누구도 그 위험이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를 잘 알지 못했다.’

지금 월가를 긴장에 몰아넣은 사모 대출 문제가 공포를 불러오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시장은 여전히 각 조각을 이해하고 있다고 믿지만, 위기는 조각과 조각의 이음새에서 시작되곤 하죠. 유동성이 넘칠 때는 문제없이 돌아가던 것도 어느 한 지점에서 균열이 생기면 보이지 않던 경로들이 한꺼번에 드러나게 됩니다. 초연결된 금융 시스템이 도미노처럼 무너지는 일은 벌어지지 않아야 할 텐데, 부디 2008년보다 무언가 나아졌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