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에노믹스가 계승해야 할 것은 아베노믹스의 세 가지 화살 중 세 번째, ‘구조개혁을 통한 민간 자본투자 확대’ 뿐이다.”
일본 최대 싱크탱크인 노무라종합연구소를 이끄는 기우치 다카히데(木内登英) 노무라종합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WEEKLY BIZ와의 서면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베노믹스의 나머지 화살인 적극적인 통화 완화와 적극적 재정정책은 엔화 약세와 물가 상승, 정부부채 확대에 따른 경제 잠재력 약화 등의 부작용을 낳기 때문에 따라선 안 된다는 것이다. 기우치 이코노미스트는 아베 정권 때인 2012년부터 5년간 일본은행(BOJ) 정책위원회 심의위원을 맡았다. 한국으로 치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에 해당한다. 그는 마이너스 금리가 도입된 2016년 1월 BOJ 정책회의에서 반대표를 던졌다.
-사나에노믹스에 대한 평가는.
“이번 내각 경제정책의 중심 기둥은 ‘책임 있는 적극적 재정정책’이지만, 나는 이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일본 경제는 현재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있다. 이런 경제 환경에서는 다소 긴축적인 재정과 통화정책 접근이 더 적절하다. 또, 정부 투자는 일반적으로 비효율적이며 정부 부채 증가로 이어진다. 정부가 투자와 보조금을 통해 산업 성장을 촉진하면, 기업들은 정부에 더욱 의존하게 되고, 이는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
-아베노믹스의 연장선이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아베노믹스의 첫 번째 화살인 적극적 통화 완화와 두 번째 화살인 적극적 재정정책은 상당한 부작용을 낳았다. 반면 세 번째 화살, 즉 구조개혁을 통한 민간 자본투자 확대는 여전히 중요한 정책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앞의 두 개 화살이 아니라 세 번째 화살을 이어가야 한다. 그런데 1·2의 화살을 지속하고, 3의 화살을 정부 투자 확대 정책으로 바꾼 것은 실수다. 아베노믹스가 출범했을 당시에는 디플레이션 상태였다. 개인적으로는 당시에도 적극적 통화완화 및 재정정책을 시행한 게 실수였다고 보는데, 지금은 물가가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일본이 구조개혁 중심의 성장 전략으로 전환하지 못했다고 평가하는 이유는.
“구조개혁을 중심으로 하는 공급측 성장전략은 경제 잠재력과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래서 국민에게 인기가 없다. 일본처럼 선거가 빈번한 나라에서는 정부가 단기적 성과를 내는 수요측 경제정책에 집착하게 된다. 그러나 이 효과는 일시적이다. 경제를 빠르고 쉽게 개선할 수 있는 정책은 현실에선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일본에 필요한 정책은.
“민간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를 이끌어내려면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가 높아져야 한다. 저출산 대책, 노동시장 개혁, 외국인 노동자 활용 방안,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통한 청사진 제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