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1남 3녀 중 막내딸입니다.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뇌출혈 후유증을 겪으시던 아버지를 5년 넘게 간병하느라 일도 포기하고 병원에서 지냈습니다. 얼마 전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오빠는 아버지의 유언장이라면서 종이 한 장을 건넸습니다. 거기엔 ‘내 재산 중 부동산 전부를 장남에게 유증하고, 예금 3000만원은 딸 셋에게 물려주기로 한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평소 연락도 없던 오빠에게 거의 전 재산을 물려준다는 유언장 내용이 믿기지 않습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현실에서 상당히 자주 있는 일입니다. 유언은 법정 상속보다 우선하므로, 일단 그 유언의 효력이 있는지를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자필 유언이 법적으로 유효하려면 ①민법이 정한 절차적 요건(유언자가 자필로 전문, 연월일, 주소, 성명을 쓰고 날인)을 갖춰야 하고, ②유언 당시 유언자에게 유언 능력(유언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결정할 의사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 중 하나라도 누락됐거나, 아버지의 필체가 아니거나(위·변조), 유언 당시 아버지가 유언 능력이 없었다는 사정이 있다면 그 유언은 무효가 됩니다. 필체가 의심스럽다면 필적 감정을 받아보면 되고, 의사 능력에 문제가 있었다고 의심되면 의료 기록을 발급받아 치매 검사 수치(K-MMSE)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일 유언이 유효하다면, 질문자와 다른 자매분들은 오빠를 상대로 유류분반환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질문자의 법정 상속분은 1/4이고, 유류분은 그 절반인 1/8입니다. 전체 상속재산(아버지 사망 당시 아버지 명의 재산 및 아버지가 생전에 가족에게 증여한 재산을 합산한 것)을 기준으로 질문자가 생전에 받은 재산이 1/8에 미치지 못한다면 유류분 반환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유류분반환청구는 상속 개시 및 오빠에 대한 유증을 안 날부터 1년 안에 제기해야 합니다.
만일 유언이 무효로 인정돼 상속재산 분할을 하는 경우, 질문자는 오랜 기간 자신의 일도 포기하고 아버지를 간병했다는 사정을 기여분으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유언이 유효로 인정돼 유류분 사건이 진행되더라도, 최근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추후 입법으로 기여분이 반영될 가능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