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글로벌 전략은 최고의 파트너들과 장기적 관계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오잔 투르굿(Ozan Turgut) B쉬핑 대표는 최근 WEEKLY BIZ 인터뷰에서 한국의 HMM과 손잡은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B쉬핑은 아랍에미리트(UAE)의 에너지 트레이딩 기업 BGN그룹의 운송 부문 계열사로, LPG 거래 및 운송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0%를 차지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이런 B쉬핑이 지난해 11월 HMM과 50%씩 출자해, 액화석유가스(LPG) 운송 사업 확대를 위한 싱가포르 합작 법인 HMMB 인터내셔널을 설립했다. 향후 8만8000CBM(입방미터)급 초대형 가스 운반선 2척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 선박들은 BGN의 계열사(BGN INT DMCC)와 15년 장기 운송 계약이 체결돼 있고,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7년 인도한다. HMM은 중장기 전략을 바탕으로 벌크 부문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어 BGN과 합작 법인 설립을 결정했다. WEEKLY BIZ는 오잔 투르굿(Ozan Turgut) 대표에게 한국의 HMM과 손잡은 이유와 지정학적 불안에 대응하는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한국, 장기 전략적 파트너”
-글로벌 선사 중 한국의 HMM을 전략적 파트너로 선택한 이유는?
“HMM의 강한 운영 규율과 뛰어난 성공 실적 때문에 선택했다. 특히 HMM은 장기적 안목을 갖고 있고,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도 선박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선대(船隊)의 품질, 컴플라이언스(규정 준수), 그리고 우리가 쌓아온 강한 관계가 이번 합작을 함께하게 된 동력이었다.”
-BGN그룹이 한국 조선소에 지속적으로 발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국은 지난 수십 년간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여왔으며, 조선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가스 운반선 기술 분야에서 한국과 일본 조선소는 여전히 세계적인 선두 주자로, LPG 운반선 투자 및 운영에 있어 안전, 효율성, 그리고 수명주기 성능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까지 총 11척의 초대형 가스 운반선(VLGC) 중 한국에서 10척, 일본에서 1척을 발주했다.”
-이번에 설립한 합작 회사의 목표는 무엇인가.
“핵심 목표는 비용 효율성과 운영 유연성을 바탕으로 BGN그룹의 성장하는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지원할 수 있는 안정적인 장기 선박 공급원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는 BGN이 이미 LPG 부문에서 구축한 기반 위에 세워지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 선박 약 40척을 보유하고 있으며, 추가 발주도 진행 중이다.”
-합작 법인의 선대 규모나 용량 등 구체적인 목표는?
“단기적으로는 HD현대중공업에서 초대형 가스 운반선(VLGC) 2척을 건조 중이며 2027년 인도 예정이다. 또한 추가 건조를 위한 협의도 진행 중이다. 동시에 장기적인 화물 전망과 자금 조달 기회를 파악하기 위해 시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우리는 단순히 선대 규모를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건전한 투자를 하는 데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합작법인 설립지로 싱가포르를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싱가포르는 세계적인 금융 및 해운 허브로서 우리 사업 운영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앞으로 한국과 관련해 어떤 파트너십이나 사업 계획을 구상하고 있나.
“우리는 한국을 선박 보유, 조선, 그리고 암모니아 운송과 같은 미래 에너지 가치 사슬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와 영역에서 장기적인 전략적 파트너로 보고 있다.”
◇“지정학 갈등에 실시간 대비”
-BGN은 세계 최대 LPG 바이어 중 하나다. 향후 10년간 세계 LPG 수요 변화를 어떻게 전망하며, 전략은 무엇인가.
“우리는 글로벌 LPG 수요가 구조적으로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석유화학 생산, 원료(피드스톡) 수요, 신흥국의 주거용 에너지 사용이 견인할 것이다.
해운 관점에서 우리의 전략은 유연성과 균형 잡힌 선대 구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즉 합작(JV), 자체 보유선, 용선(차터) 선박을 적절히 조합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해야 경직된 선복에 묶이지 않으면서 지역별 수요 변화를 따라갈 수 있다.”
-홍해·수에즈 리스크 같은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한 충격에 어떻게 대응하나.
“글로벌 불확실성은 에너지 산업에서 매일 마주하는 피할 수 없는 요소다. 우리는 전 세계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의사 결정에 필요한 최선의 정보를 확보한다. 최고 수준의 안전, 리스크 관리, 규제 준수를 토대로 결정을 내린다.
홍해 지역에서 상황이 급변할 때 우리는 해당 해역을 통과하는 모든 선박 운항을 중단했다. 우리는 리스크 당국과 보험사가 ‘그린라이트’를 주지 않으면 선대를 운용하지 않는다. 더 긴 항로를 택해야 하더라도 우리는 언제나 안전한 선택을 해야 한다.”
-지정학적 불안정이 커지며 해상 물류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다.
“이런 불확실성의 환경에서도 우리는 해운 운영과 트레이딩 기능 간의 긴밀한 협력 덕분에 효율성과 신뢰성을 유지할 수 있다. 글로벌 관점에서 리스크 관리는 해운 전략을 포함해 BGN이 하는 모든 일에 내재돼 있다.”
-향후 가장 큰 운항 리스크는 무엇이라 보나.
“운항 리스크는 지정학만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주요 해상 항로의 분포(구조) 변화, 보험 가용성, 금융 비용 등이 리스크 요인이다. BGN그룹은 변화하는 규제 요구 사항을 지속적으로 준수하기 위해 항상 리스크 분석과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해운업계의 탈탄소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BGN은 암모니아 추진선이나 메탄올 추진선 같은 차세대 대체 연료 선박을 선대에 도입할 구체적인 계획이 있나.
“BGN그룹은 지속 가능한 에너지 미래를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전통 연료와 (이산화탄소) 저배출 연료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이중 연료(dual-fuel) 선박에 투자하고 있다. 우리의 전략과 비전은 암모니아와, 해운업계에서 저배출 연료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메탄올 같은 그린 에너지원을 사용하는 선박을 보유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