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최근 발행한 100년 만기 채권이 폭발적인 수요를 자랑하며 대흥행을 거뒀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10일 알파벳은 표면 금리 6.125%의 100년 만기 채권을 발행했다. 발행 규모는 10억파운드였는데, 판매 시작과 동시에 발행 규모의 10배에 육박하는 95억 파운드의 주문이 몰렸다.

채권은 정부·공공기관·기업 등이 자금 조달을 위해 투자자에게 원금에 이자를 더해 만기일에 돌려주기로 약속하는 금융 상품이다. 발행 기관의 신용도와 이익 창출 능력에 따라 채권 이자율과 만기 등이 정해지는 만큼 알파벳은 사실상 회사의 향후 100년을 내걸고 투자를 요구한 셈이다.

통상 기업은 초장기 채권을 발행하지 않는다. 기업은 경기 흐름이나 기술 트렌드에 따라 경영난에 시달리거나 파산에 내몰릴 가능성이 있어, 장기 채권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센추리본드(century bond·100년 만기 채권)는 금융 위기 이후 초저금리 시기에 오스트리아와 아르헨티나 같은 정부에서 발행된 적은 있지만, 가장 극단적인 장기 차입 형태로 매우 드물다”고 했다. 하지만 알파벳의 100년 만기 채권이 완판되면서 AI(인공지능) 기업들의 초장기 채권이 시장에 쏟아져 나올 수 있단 예상이 나온다.

AI 기업들의 투자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시장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올해 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메타 등 빅테크 기업 4곳의 자본 지출 예상액이 약 6650억달러, 한화로 약 1000조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자금 조달을 위한 100년 만기 채권까지 등장한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