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발전이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앞날을 전망하는 건 주로 경제학자들이 하는 일이다. 그런 경제학자 스스로가 요즘 일자리 감소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전미경제학회(AEA)가 운영하는 경제학자 대상 공식 채용 공고 플랫폼인 JOE(Job Openings for Economists)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경제학 박사 학위 소지자들을 대상으로 한 구인 공고가 177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인 2024년 말(2261건)보다 21.6% 적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 팬데믹으로 고용 시장이 크게 위축됐던 2020년(2235건)보다도 20.7% 적은 수치다. 팬데믹 직전인 2019년(3079건) 대비로는 채용 공고가 42.4% 줄었다.
매년 초 미국 도시를 순회하며 열리는 AEA 연례 학술대회에는 세계 각국에서 5000여 명 이상의 경제학 전공자들이 몰려든다. 경제학 박사를 찾는 학계, 공공기관, 기업 등과 연쇄 인터뷰를 진행해 일자리를 찾는다. 그런데 이곳에서 취합한 정규직 교수 채용 공고가 전년 대비 33% 줄었고, 연방 정부 채용 공고는 전년 대비 71%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행동 모델을 개발하는 등 정교한 기술을 활용할 줄 아는 경제학자들은 오랜 시간 각광받았지만, 미국 연방 정부가 주요 대학들에 대한 재정 지원을 줄이고 민간 부문에서도 수요가 줄어들면서 최근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재 취업 시장에 있는 경제학자들의 현실은 5~6년 전 대학원에 지원할 당시 상상했던 것과는 매우 다르다”며 이들이 코로나 때보다 심각한 구직난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