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령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만들기 위한 트럼프 미 행정부의 행보에 거침이 없습니다. 협조하지 않는 유럽 국가들에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고 위협하더니, 하루 만에 이를 철회하는 등 갈등을 조장하고 있지요. 덴마크의 한 연기금은 갖고 있던 1500억원 규모 미 국채를 전량 팔아버렸습니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중입니다.

역사를 돌아보면 미국이 돈 주고 영토를 사들인 적이 여러 차례입니다. 1803년 프랑스로부터 중부 루이지애나를, 1853년엔 멕시코로부터 국경이 맞닿은 개즈던을 매입했죠. 1867년엔 러시아와 알래스카를 거래했습니다. 미국이 그린란드를 넘본 게 한두 번은 아닙니다만, 트럼프 2기 집권 불과 1년 사이에 관세 문제로 세계가 쑥대밭이 됐고 남의 나라 영공에 침투해 대통령을 축출하는 등 상상 밖의 일이 쉼 없이 일어나다 보니 그린란드 매입 얘기도 허풍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마침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은 올해 주제를 ‘대화의 정신’으로 내걸었습니다. 미국 우선주의, 힘이 곧 협상력이라는 트럼프식 세계관을 겨냥한 메시지인 것이지요. 19세기 제국주의 국가들이 군함을 항구에 띄워 놓고 개항을 압박했던 방식 그대로, 힘을 앞세운 트럼프식 포함(砲艦·gunboat) 외교의 끝은 어디일까요. 그 끝에 세계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김은정 위클리비즈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