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 피셔 피셔인베스트먼트 회장

2025년 한국 증시는 사상 최고 수준의 한 해를 보냈고 글로벌 증시 역시 강세를 보였다. 다만 이러한 흐름이 그대로 반복되기는 어렵다. 전반적으로 주식 시장은 변동성을 동반한 갈지자(之)형으로 상승하며 인내심 있는 투자자에게 보상을 제공할 것이다.

글로벌 주식의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장기 평균 수익률인 10%를 웃돌되, 강세장 평균인 22%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미국 외 주식과 가치주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내며 다시 시장을 주도하는 한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되돌아보면 작년에는 과도한 비관론이 놀라운 상승과 큰 수익을 예고한다고 말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됐다. 4월의 조정은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고, 6월 선거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되며 코스피를 끌어올렸다.

많은 이들이 기술주와 AI 거품이 빈약한 시장을 가리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2025년 미국 대형 기술주인 ‘매그니피센트 세븐(M7)’ 가운데 다섯 종목은 S&P500 수익률을 밑돌았다. S&P500 역시 글로벌 증시 전체 성과에도 뒤처졌다. MSCI 세계지수(ACWI)에 포함된 47개국 가운데 35개국이 2025년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 중 30개국은 작년 4분기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상승세는 전 세계적이다.

2026년은 어떨까? 시장은 기대를 가격에 선(先)반영하고, 다수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내가 확인한 전문가 전망 64개 가운데 2026년에 미국 증시의 하락을 예상한 곳은 단 두 곳에 불과했다. 이는 글로벌 투자 심리를 잘 보여준다. 전망치는 대부분 중간값인 8.2% 주변에 몰려 있지만, 이미 모두 선반영됐기 때문에 실제로 그런 결과가 나오기는 어렵다. 올해 증시가 예상보다 부진하거나, 혹은 반대로 10%를 웃도는 상승을 보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펀더멘털은 후자를 가리킨다. 글로벌 수익률 곡선(yield curve·장기 국채 수익률과 단기 국채 수익률 간 차이)은 여전히 가팔라 경기 침체를 예견할 이유가 없고, 새로운 미국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를 추진할 경우 수익률 곡선은 더 가팔라질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부차적 요인에 가깝다. 가장 중요한 대출은 매우 견조하다.

정치적 변수로 인한 단기 변동성은 염두에 둬야 한다. 한국은 비교적 안정됐지만 미국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다. 초반에는 선거 관련 발언들이 불안을 자극하며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기 쉽다. 하지만 중간선거에서는 대통령 소속 정당이 거의 항상 의석을 잃으며 정치적 교착 상태가 심화된다. 주식 시장은 이를 선호하는데,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대형 입법이 나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과 밀접하게 연동된 미국 증시는 중간선거가 있는 해의 하반기에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세상에는 늘 리스크가 존재하지만, 거기에 흔들릴 필요는 없다. 종합적으로 볼 때, 2026년에는 인내심을 갖고 절제된 낙관론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