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 판매가 합법화된 미국 덴버주(州)에서 대마 판매점 직원이 가게에서 파는 대마초 묘목을 꺼내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대마초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인 어드바이저셰어즈의 ‘MSOS’가 지난 12일 하루 만에 54% 급등했다. 라운드힐의 ‘WEED’는 55%, 앰플리파이의 ‘CNBS’ 역시 54% 오르며 대마초 ETF 전반이 일제히 폭등했다. 대마초 ETF란 무엇을 뜻하고, 왜 급등했을까.

◇Q1. 대마초 ETF란

말 그대로 대마초를 재배·유통·가공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다. 다만 구조는 일반 ETF와 다소 다르다. 대부분의 ETF가 삼성전자나 애플처럼 상장 기업의 주식을 직접 사서 담는 것과 달리, 대마초 ETF는 관련 기업 주식을 직접 보유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는 미국 여러 주(州)에서 대마초가 합법화됐음에도, 연방 정부 차원에서는 여전히 불법 마약으로 분류돼 보유를 꺼리기 때문이다. 이에 ETF 운용사들은 주식을 직접 담는 대신 스왑 등 파생상품을 활용해 대마초 관련 기업의 주가 흐름에 간접적으로 연동되는 구조를 만든다.

◇Q2. 왜 갑자기 급등했나

지난 1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마리화나를 마약류 분류상 ‘1등급 통제 물질’에서 일반 처방 진통제 수준인 ‘3등급’으로 하향 조정하는 행정명령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련 ETF에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의 공식 발표는 아니지만 규제 완화 기대감이 시장을 자극했다.

◇Q3. 등급이 바뀌면 어떤 차이가 있나

현재 대마초가 속한 ‘1등급 통제 물질’에는 헤로인, LSD 같은 강력한 마약이 포함된다. 의학적 용도가 없고 남용 위험이 극도로 높다고 인식된다. 반면 3등급에는 케타민이나 일부 코데인 함유 진통제, 남성 호르몬제(테스토스테론) 등이 속한다. 대마초가 3등급으로 하향 조정될 경우 이전과 달리 의학적 가치가 있고 남용 위험도 상대적으로 낮은 물질로 재분류되는 셈이다. 이는 대마초가 관리 가능한 헬스케어·의료 산업 품목으로 격상되는 의미를 갖는다.

◇Q4. 관련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기업들이 환호하는 핵심 배경은 세금이다. 그동안 미국 대마초 기업들은 연방 세법의 조항 탓에 막대한 세금 부담을 떠안아야 했다. 이 법은 1등급 마약류를 취급하는 기업이 임대료, 인건비, 마케팅비 등을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을 금지한다. 매출에서 비용을 뺀 순이익이 아니라, 비용을 하나도 인정받지 못한 매출 자체에 세금을 매기니 실효세율이 70~80%에 달하기도 했다. 3등급으로 바뀌면 이 족쇄가 풀린다. 일반 기업처럼 정상적으로 비용 처리를 하고 세금 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되어 현금 흐름이 개선될 수 있다.

◇Q5. 합법화되나

술이나 담배처럼 누구나 손쉽게 살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어서 완전한 합법화와는 의미가 다르다. 다만 연방 차원의 형사 처벌 위험이 크게 낮아지고, 은행 대출이나 증시 상장이 이전보다 쉬워지는 등 제도권 금융 접근성이 개선돼 ‘산업의 양성화 단계’로 진입한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실제 행정명령 서명과 법 개정까지는 시일이 걸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