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 마이애미 소속 리오넬 메시(오른쪽)가 지난 7월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 로더데일의 체이스 스타디움에서 내슈빌 SC와 치른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팀 동료인 루이스 수아레스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AP 뉴시스

월드컵 역사상 최대 규모, 멕시코시티에서 밴쿠버까지 4800㎞에 걸쳐 북미 대륙을 종단하는 초대형 이벤트. ‘최초’와 ‘최대’라는 수식어를 줄줄이 단 2026 북중미 월드컵이 내년 6월 미국·캐나다·멕시코 3국에서 공동 개최된다. 참가국은 기존 32국에서 48국으로 확대되고, 역대 최장인 39일 동안 총 104경기가 펼쳐진다.

이에 미식축구(NFL)·농구(NBA)·야구(MLB) 등에 밀려 비주류로 취급되던 축구가 미국에서 새로이 조명받으며, 미국이 세계 축구 시장의 새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시사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조사 업체 암페어를 인용해 “지난 10년 동안 미국 내 축구 중계권 지출 규모가 4배로 뛰며 야구를 추월했다”고 보도했다. WEEKLY BIZ는 월드컵을 앞두고 글로벌 축구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미국의 변화를 짚어봤다.

◇美 ‘10억달러’ 구단 시대

과거 미 축구 대표팀의 부진한 성적은 팬들이 축구를 외면한 주요 요인 중 하나였다. 미 대표팀은 1994년 월드컵 개최 직전까지 4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월드컵 예산 통과에서 줄줄이 낙방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남자 대표팀 기량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여자 대표팀은 월드컵 4회 우승을 거두며 미국 내 축구 열기를 끌어올렸다. 약 30년 전인 1994년과 비교하면, 미 축구 팬들의 관심도가 천양지차로 달라졌다는 평가다. 실제로 갤럽이 2022년 실시한 연령별 선호 스포츠 조사에 따르면 16~34세 미국인의 축구에 대한 관심은 농구와 동일한 11%를 기록, 야구(6%)보다 5%포인트 높았다. 여론조사기관 해리스 폴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축구에 관심을 보인 미국인이 72%에 달했는데, 이는 2020년보다 17%포인트 증가한 수치였다.

축구에 대한 미국인들 관심이 커지면서 프로축구리그(MLS)의 성장세도 가팔라지고 있다. 특히 구단 가치가 10억달러(약 1조4700억원)에 달하는 구단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 손흥민 선수 영입으로 국내 팬에게도 익숙해진 로스앤젤레스 FC(LAFC)는 2022년 구단 가치 10억달러를 처음 돌파했고, 인터 마이애미 CF와 LA 갤럭시 역시 차례로 ‘10억달러 클럽’ 대열에 합류했다.

◇‘리오넬 메시’란 스타 등판

2023년 파리 생제르맹에서 인터 마이애미로 이적한 리오넬 메시는 MLS를 뒤흔든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다. 메시가 등장하면서 미식축구·야구·농구에 가려져 있던 미국 축구 산업이 한껏 몸집을 불렸기 때문이다. 메시가 나서는 경기마다 매진 행렬이 이어지며 경기장을 찾는 팬이 크게 늘자, 이른바 ‘메시 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 870만명에 불과했던 MLS 관중 수는 2023년 1090만명을 돌파했고,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100만명을 넘겼다.

메시의 합류는 MLS에 대한 대중의 관심 폭발로 직결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메시가 첫 경기에 출전한 날, MLS 시즌패스(스트리밍 서비스 이용권) 신규 가입자가 11만명을 넘기며 전날(6143명) 대비 1790% 증가했다고 전했다. 포브스는 메시의 이적 이후 MLS와 중계권 독점 계약을 맺은 애플TV의 구독자가 두 배로 늘었고, 지난해 스폰서 수익도 전년 대비 13% 증가한 6650만달러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월드컵이 가져올 경제 효과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유치는 미국 경제에 막대한 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기대가 나오며 축구 붐의 동력을 이끌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올해 미국에서 개최된 클럽 월드컵과 내년 월드컵이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결과, 총 470억달러의 경제 효과가 유발되고 약 29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2026 월드컵은 약 18만5000개의 전일제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305억달러 규모의 경제 효과를 유발할 것으로 추산됐다.

관중 유치 전망도 밝다. 올해 클럽 월드컵에는 약 250만명의 관중이 방문했고, 내년 월드컵에는 약 650만명이 경기장을 찾을 예정이라고 FIFA는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