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중인 포드 F-150 픽업트럭.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자동차 업계를 대표하는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인 테슬라가 지난 21~23일 잇따라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 분기엔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중단 조치(지난 1일부터)의 사전 여파, 수입 완성차 및 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 등 정책적 측면이 자동차 업계에 핵심 변수로 떠오른 상황에서 대형 업체들의 실적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WEEKLY BIZ는 각 사의 실적 발표 자료와 콘퍼런스 콜 등을 종합해 자동차 3사의 실적과 향후 전망을 분석했다.

◇역대급 실적 쓴 포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세 회사 중 가장 돋보인 것은 포드였다. 지난 23일 실적을 발표한 포드는 3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증가한 505억달러를 기록하며 월가 전망치(431억달러)를 한참 넘어섰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매출이다. 순이익도 2.7배가량 늘어 24억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주당순이익(EPS)이 0.45달러를 기록하며 월가 예상치였던 0.36달러보다 25%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포드가 예상을 크게 웃도는 ‘깜짝 실적’을 기록한 것은 미국 내에서 픽업트럭과 SUV 판매가 급증한 데 있다. 포드 측은 “대형 SUV인 익스페디션이 20년 만에 최고 3분기 실적을 기록했으며, 픽업트럭인 F-시리즈는 49년 연속 미국 베스트셀러 트럭 자리를 지켰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알루미늄 공급 업체 노벨리스의 뉴욕주(州) 공장 화재 여파로 수익성이 높은 트럭과 SUV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2025년 연간 실적 전망치(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했다. 포드는 올해 이자·법인세 차감 전 조정 영업이익(EBIT) 전망치를 기존 65억~75억달러에서 60억~65억달러로 낮췄다. 셰리 하우스 포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공급 업체의 사고가 없었다면 회사는 전망치를 오히려 80억달러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예상치 못한 외부 요인으로 실적에 차질이 생겼지만 판매 흐름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포드는 생산 차질을 메우기 위해 생산 라인을 효율화해 내년까지 F-시리즈 생산량을 5만대 늘리고 근로자 1000명을 추가 고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GM, SUV·트럭 중심으로

GM은 지난 21일 실적 발표에서 3분기 글로벌 매출이 485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445억달러)를 웃돈 성적이지만,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한 수치다. EPS는 2.8달러로, 역시 시장 예상치보다는 21% 상회했다. 반면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6% 줄어든 13억달러를 기록했다. 전기차 관련 일회성 손실 16억달러가 포함된 여파가 컸다. GM은 최근 전기차 사업 축소를 발표했는데,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전기차 관련 장비 및 제조 시설 투자에 대한 특별 상각이 반영된 것이다.

/로이터 연합뉴스

GM은 이날 SUV·트럭 중심의 수익 구조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메리 배라 GM CEO는 “회사가 수요를 따라잡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 있는 가솔린 구동 풀사이즈 SUV를 (전기차 대신) 더 많이 생산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회사가 수익성이 좋은 사업에 전략적으로 신속하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마이클 워드 시티 애널리스트는 “GM이 과거보다 훨씬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배라 CEO는 “SUV·트럭 중심의 견조한 수익성과 단계적 EV 비용 절감 등이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며 “2026년 이후에도 실적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계획을 바탕으로 GM은 올해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다. EBIT 전망을 기존 100억~125억달러에서 120억~130억달러로 높인 것이다.

◇줄어든 관세 비용

두 회사의 실적 발표에서 매출, 순이익 못지않게 기관과 투자자들이 주목한 것은 예상보다 낮아진 관세 부담이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멕시코 등 해외에서 중형·대형 트럭을 생산하는 다른 나라 자동차 제조 업체엔 세금을 부과하는 한편, 수입하는 자동차 부품에 매긴 관세는 미국의 자동차 제조 업체에 환급해 주는 조치를 시행했다.

지난 17일 미국 백악관에서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AP 연합뉴스

이에 GM은 당초 관세로 인한 추가 비용이 연간 40억~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이를 35억~45억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배라 CEO는 “정부 정책이 향후 5년 동안 미국산 차량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며 트럼프에게 감사를 표했다.

포드도 지난 7월 관세로 인해 올해 순이익이 20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10억달러 감소로 피해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짐 팔리 포드 CEO는 “트럼프 대통령과 정부에 최근 관세 정책에 대해 감사드린다”며 “이 정책은 가장 미국적인 자동차 제조 업체인 포드에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관세 부담이 줄어들 것이란 소식에 주가도 급등했다. GM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14.9% 뛰었고, 포드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시간 외 거래에서 4% 이상 오른 뒤 다음 날 12% 이상 올랐다. 이에 트럼프는 지난 22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GM과 포드 CEO가 내게 전화해 내 관세 정책에 감사 인사를 했다”며 “그들의 회사 주가는 폭등했다”고 자찬했다.

◇전망 내놓지 않은 테슬라

반면 테슬라는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도 웃지 못했다. 테슬라는 지난 22일 올해 3분기 매출액이 281억달러, 순이익은 13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하며 월가 전망치(263억7000만달러)를 6% 이상 웃돌아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순이익은 37% 감소하면서 EPS는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뱅크에서 충전 중인 테슬라 차량들. /EPA 연합뉴스

테슬라는 이익이 줄어든 요인으로 구조 조정 비용 증가, 탄소 배출권 판매 수익 감소 등을 꼽았다. 향후 실적 전망치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내년부터 로보 택시 ‘사이버캡’과 전기 트럭 ‘세미’, 차세대 에너지 저장 장치 ‘메가팩3’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가 투자자들의 기대를 하회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는 고전했다. 지난 22일 장 마감 이후 실적을 발표한 테슬라는 시간 외 거래에서 4% 가까이 빠졌지만, 이튿날에는 2.3% 오르며 장을 마쳤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종료 전 선구매로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이 증가했으나 경쟁 심화에 따른 할인 판매와 비용 증가 등으로 시장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생산 위축되나

미국 정부가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이달부터 종료하기로 하면서 자동차 생산 업체들의 전기차 구조 조정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포드는 F-150 전기차 모델을 생산하는 인력을 F-150 내연차 라인으로 전환 배치했다. 3분기 포드의 전기차 생산 부문은 14억달러 손실을 기록했다. GM은 전기차 부문에서는 비효율적 생산 라인을 정리해 손실을 줄이고 손익분기점을 2026년까지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전기차 전문 업체인 리비안은 전체 인력 1만5000명 중 4%인 600명을 줄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