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요즘 이혼과 상속을 다루는 법정 드라마나 예능 프로에서 ‘기여도’ ‘기여분’이란 말이 자주 나오는데요. 이 두 단어는 같은 건가요, 다른 건가요. 다르다면 어떻게 다른지 궁금합니다.

A: 두 단어는 비슷해 보이지만 쓰이는 상황과 의미가 다릅니다. 일단 ‘기여도’는 이혼할 경우 재산을 나눌 때 쓰는 개념입니다. 부부가 함께 모은 재산을 어떻게 나눌지 정할 땐 각자 재산을 모으고 지키는 데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따집니다. 여기서 기여는 경제활동을 한 경우에만 한정되지 않고 전업주부로서 가사와 육아를 맡은 경우에도 인정됩니다. 즉 혼인 기간, 자녀 양육, 배우자 지원 등이 모두 기여도로 평가됩니다.

반면 ‘기여분’은 상속 재산을 나눌 때 적용됩니다. 부모나 가족이 돌아가신 뒤 상속인 가운데 재산을 늘리거나 유지하는 데 크게 기여하거나, 오랫동안 병간호 등 특별한 부양을 한 경우에만 인정됩니다.

기여도와 기여분이란 두 개념은 모두 재산을 나눌 때 ‘각자가 기여한 정당한 몫을 찾아온다’는 점에서는 유사한 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혼 재산 분할 시 기여도는 혼인 기간이 일정 기간 지속되거나 자녀를 양육한 경우 비교적 넓게 인정되지만, 상속 재산 분할 시 기여분은 상당히 엄격한 기준으로 인정됩니다. 단순한 가사 노동이나 가족 사이 일반적 부양은 기여분으로 인정되기 어렵고, 직장을 포기하고 장기간 간병한 경우처럼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이혼한 경우엔 상당한 기여도가 인정돼 재산을 더 나눌 수 있지만, 끝까지 혼인을 유지하다가 배우자가 사망하면 기여분 인정이 어려워 오히려 상속분이 줄어드는 불합리한 문제도 생깁니다. 게다가 이혼 재산 분할에는 세금이 붙지 않지만, 상속은 배우자 상속 공제를 받더라도 최대 50% 세율이 적용돼 상당한 금액을 세금으로 내야 합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최근 황혼 이혼이 급증하고 있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배우자의 법정 상속분을 더 넓게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아직 입법으로 이어지지는 못한 실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