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개봉한 영화 ‘어쩔 수가 없다’에 나온 초록색 라벨 위스키는 어디서 살 수 있어?”
인공지능(AI)의 일상적 활용이 늘면서 AI로 쇼핑 정보를 찾아보는 소비자가 급증하고 있다. AI와 대화하며 사고 싶었던 제품의 구매처를 알아보고, 새로운 노트북을 사기 전에 복잡한 사양의 신제품을 비교해보는 식이다.
◇코딩 검색은 줄고 쇼핑은 늘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베인앤드컴퍼니는 최근 시장조사 기관 센서타워의 자료를 토대로 올해 상반기 챗GPT 검색 분야 중 ‘쇼핑’이 가장 큰 폭의 성장을 보였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챗GPT의 분야별 검색 비율을 살펴본 결과, 쇼핑이 7.8%에서 9.8%로 늘었다. 검색 비율 1·2위를 차지한 메시징(일반 대화·15.3%)과 코딩(15.1%)이 각각 13.3%와 11.9%로 떨어지는 동안 쇼핑은 독주를 이어갔다. 해당 기간 챗GPT의 전체 검색량이 약 70%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쇼핑 관련 검색량은 두 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AI를 활용해 주로 어떤 제품을 찾아봤을까?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개인용 전자기기, 가구류, 화장품 및 의류 등 세 제품군과 관련된 검색이 가장 많았다. 다양한 기능을 갖춘 신제품이 경쟁적으로 출시되는 품목일수록 AI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는 얘기다.
◇늘어나는 AI 쇼핑 서비스... 문제는 정보 보안
AI 쇼핑 시장의 성장세를 지켜본 기업들은 관련 기능 도입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다. 대표적으로 AI 검색 서비스 퍼플렉시티는 지난해 11월 미국 내 서비스에 쇼핑 기능을 추가했다. 검색창에 제품명이나 사용 목적을 적으면 추천 목록은 물론 제품별 특징을 비교해주고 구매 링크까지 제공하는 식이다. 아마존이나 월마트 등 글로벌 유통 대기업들도 고객 경험 혁신을 위해 자체 AI 챗봇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문제는 AI를 통한 제품 검색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아직은 적다는 점이다. 최근 베인앤드컴퍼니가 미국 소비자 2000명에게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72%는 ‘AI를 사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지만 AI를 통해 제품을 산 이는 10%에 불과했다. 베인앤드컴퍼니는 “데이터 보안과 개인 정보 유출이 소비자들의 AI 쇼핑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이라며 “소비자들이 AI 쇼핑에 마음을 열 수 있도록 신뢰가 높은 브랜드를 확보하고, (결제에 사용하는) 은행과 카드사의 신뢰도를 높이는 일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