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석 연휴를 앞두고 물가 관리에 나선 가운데, 교촌치킨이 일부 메뉴의 중량을 종전보다 줄이면서 치킨발(發)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논란이 일고 있다.
◇Q1. 슈링크플레이션이란
슈링크플레이션은 ‘줄이다’라는 뜻의 슈링크(shrink)와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제품 가격은 그대로 두는 대신 용량이나 크기를 줄여 사실상 값을 올리는 효과를 거두는 것을 말한다. 이런 현상은 특히 식품 업계에서 흔히 나타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1~4분기 백화점, 대형 마트, 온라인 몰 등 주요 유통 업체에서 판매한 상품 중 용량이 줄어 단위 가격이 오른 제품은 57가지였고, 이 중 52종(91.2%)이 식품이었다.
◇Q2. 최근 이슈인 이유는
교촌에프앤비가 운영하는 교촌치킨은 지난 11일 순살 치킨 메뉴의 조리 전 중량을 종전 700g에서 500g으로 줄였다. 총중량을 30%가량 줄인 데다, 닭다리살만 쓰던 순살 메뉴에 단가가 낮은 닭가슴살을 섞기로 했다. 가격은 그대로 유지했더라도 중량당 가격으로 따지면 사실상 40% 가까이 꼼수 인상을 한 셈이다. 이는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식품 업계에 가격 안정 협조를 요청한 뒤 하루 만에 벌어진 일이다.
◇Q3. 치킨 업계 동향은
치킨 값 줄인상 우려가 나온다. 치킨 업계 매출 상위권인 교촌치킨을 따라 다른 업체들도 덩달아 치킨 양을 줄이는 식의 사실상 가격 인상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농협목우촌의 치킨 브랜드 또래오래도 지난달 말 닭고기와 원부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치킨용 닭고기 호수를 11호에서 10호로 바꿔 메뉴 중량이 100g 줄기도 했다. 다만 한때 순살 치킨에 안심을 섞어 쓰던 노랑통닭은 “100% 닭다리살을 쓰겠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노랑통닭의 조치는 교촌치킨이 흔들리는 사이 반사이익을 얻고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이란 해석이다.
◇Q4. 막을 방법은 없나
정부는 올해부터 내용량이 줄어든 식품은 최소 3개월 동안 변경된 내용을 제품 겉면에 표시하도록 했다. 또한 가공식품과 생활용품 등에 대해서는 제품 용량 축소 시 소비자에게 안내하도록 하고 안내 없이 용량을 줄일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Q5. 역슈링크플레이션이란
슈링크플레이션과 반대로 가격은 유지하면서 용량을 늘려 가성비를 높이는 것을 역(逆)슈링크플레이션이라 한다. 기업들이 ‘착한 가격’으로 고객을 유인하거나 브랜드 이미지 개선을 꾀할 때 추진한다. 이 전략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곳은 편의점 업계다. CU는 지난 8월 햄참치·소고기 삼각김밥을 이전과 같은 1500원에 중량은 2배로 늘렸다. GS25는 지난 5월 중량을 180g에서 250g으로 늘린 ‘리얼메가통통소시지’를 종전 가격으로 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