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기업들 사이에서 비트코인 등 디지털 자산(가상 자산)을 회사 재무 자산에 포함하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재무 자산이란 예금·주식·단기채권과 같이 회사가 보유한 금융 성격의 자산을 일컫는다. 기업들은 보통 영업 활동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재무 자산을 운영해 왔는데, 최근 전통적인 금융 상품 대신 디지털 자산을 재무 자산으로 택하는 디지털 자산 재무(DAT·Digital Asset Treasury) 기업이 늘고 있다.
◇Q1. DAT 기업이란
말 그대로 디지털 자산을 회사 재무 자산으로 편입하는 기업을 말한다. 여기서 디지털 자산은 비트코인·이더리움 같은 가상 화폐나 NFT(대체 불가 토큰)처럼 블록체인 기반의 다양한 자산을 포함한다. DAT 기업들은 그동안 비트코인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이더리움·솔라나 등 알트코인까지 재무 자산으로 삼는 추세다.
◇Q2. 대표적인 기업은
미국의 IT(정보기술) 회사 스트래티지다. 스트래티지는 전 세계에서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으로, 지난달 기준 비트코인 보유량은 약 63만개다. 회사의 지난 2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개당 취득 단가는 7만3277달러다. 현재 비트코인 개당 가격이 11만7000달러 안팎인 걸 감안하면, 수익률은 약 60%인 셈이다.
◇Q3. 기업들은 왜 디지털 자산에 주목하나
글로벌 투자자들의 주목을 끌기 위해서다. 기업이 공시하는 재무 자산은 투자자들이 회사의 재무 안정성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다. 기업들이 만기가 짧은 예금이나 채권을 재무 자산으로 삼는 이유도 경영상 이유로 현금 투입이 필요할 때 현금화가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이다. 그런데 디지털 자산은 이런 조건을 갖추면서도 최근 높은 수익성을 보여주고 있어 DAT 기업을 선호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보수적인 투자자들이 직접 디지털 자산을 보유하는 대신 DAT 기업에 투자해 간접 투자하려는 심리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Q4. 리스크는 없나
높은 가격 변동성은 최대 리스크다.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가상 화폐는 가격 등락 폭이 큰 만큼, 이를 대량 보유한 DAT 기업들도 높은 변동성에 노출된다. 더구나 DAT 기업이 핵심 재무 자산으로 비축한 디지털 자산의 가격이 떨어져 자금 조달이 어려운 경우 재무 상태 악화는 물론 시장의 신뢰를 잃고 주가가 곤두박질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Q5. 향후 전망은
최근 DAT 기업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청소 설루션 업체 클린코어는 도지코인 1억개를 추가 매입해 총 6억개를 확보했다. 특히 지난 8일 미국의 골판지 포장 업체인 에이트코홀딩스는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인 샘 올트먼이 후원하는 월드코인을 재무 자산으로 삼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날 이 회사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000% 이상 오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점점 많은 기업이 디지털 자산 ‘골드 러시’에 올라타기 위해 DAT 기업으로 변모할 것이라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