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에 ‘테슬라 다이너(Tesla Diner)’가 문을 열었다. 네온사인으로 장식된 화려한 외관에 전기차 충전, 영화 관람과 간단한 식사가 가능한 곳이다. 감자튀김을 사이버 트럭 모양 용기에 담고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가 팝콘을 나눠 주는 등 테슬라다움이 곳곳에서 관찰된다.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 다이너를 전 세계 주요 도시로 확장할 가능성을 밝히기도 했다. 마케팅을 지양해 온 테슬라가 오프라인 공간을 통한 브랜딩을 시도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카페나 레스토랑을 브랜드 매체로 활용하는 전략은 주로 명품 업체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1998년 프랑스 파리에서 오픈한 아르마니 카페를 시작으로 구찌 레스토랑, 베르사체 호텔 등이 뒤따랐다. 커피 붐이 일고 있는 중국에선 티파니 카페, 디올 카페 등이 젊은 층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메뉴, 식기부터 인테리어와 분위기, 서비스에 고유 패턴과 스타일을 담은 공간은 명품 브랜드 체험의 문턱을 낮추고 소셜미디어에서 공유하기 좋은 스토리를 제공하는 매력을 지닌다.
최근에는 대중적인 브랜드의 카페, 레스토랑 개점이 눈에 띈다. 유니클로, 무인양품은 아시아를 넘어 뉴욕, 핀란드 헬싱키 등으로 개점을 이어가고 있다. 무인양품의 무지(MUJI) 카페는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메뉴, 첨가물을 줄인 레시피, 소박한 인테리어 등으로 단순함을 중시하는 브랜드 철학을 잘 드러낸 공간으로 유명하다. 한국에도 자라의 자카페(Zacaffe) 등 유사한 사례가 계속 등장한다. 얼마 전엔 스타트업 퍼플렉시티가 강남에서 세계 최초의 AI 테마 카페를 선보이기도 했다.
의류에서 주거·생활용품으로 제품을 확장하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표방하던 패션 업체는 이제 식음료 공간에서 브랜드를 공감각적으로 전달한다. 테슬라를 비롯한 첨단 기업도 매장, 전시장을 넘어 고객이 머무르며 브랜드를 경험하는 공간을 활용한다. 소비자와 일상적 접촉이 어려운 고가 브랜드, 하이테크 또는 B2B 기업에 브랜드가 담긴 제3의 공간은 고객 관계를 자연스럽게 형성하는 주요 접점으로 부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