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종료를 앞두고 한국 배터리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전기차 신차를 사면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액공제를 해줬는데, 이달 30일부로 혜택이 끊기면서 전기차 판매가 줄고 배터리 수요도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기존의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대신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며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LFP 배터리는 무엇이고, 왜 국내 배터리사들이 최근 LFP 배터리에 주목하고 있는지 정리했다.
◇Q1. LFP 배터리란
LFP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한 종류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재와 음극재가 리튬이온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충전과 방전이 이뤄진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주로 양극재 성분에 따라 종류가 나뉘는데, LFP 배터리는 리튬(Li)과 함께 철(Fe), 인산염(PO₄)을 포함한 양극재를 사용한다.
◇Q2. NCM 배터리와의 차이점은
우선 양극재의 성분이 다르다. NCM 배터리의 양극재는 니켈(Ni)·코발트(Co)·망간(Mn)으로 이뤄져 있다. NCM 배터리는 LFP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높아 같은 무게로 더 많은 전기를 저장할 수 있고, 전압과 출력이 높다. 이에 높은 출력과 장거리 주행이 핵심인 고급 전기차에 주로 사용된다. 다만 철이나 인산염을 사용하는 LFP 배터리와 달리 NCM 배터리는 값비싼 코발트가 들어가기 때문에 가격은 상대적으로 비싸다.
◇Q3. LFP 배터리에 주목하는 이유는
미국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ESS는 전력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지역이나 전력 수요가 높은 시설 등에 설치돼 전력망을 안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최근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데이터센터가 미국 곳곳에 지어지면서 ESS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문제는 국내 배터리사들이 주력해온 NCM 배터리가 LFP 배터리에 비해 사용 수명이 짧고 상대적으로 발화 위험이 높아 ESS에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 점이다. 이에 국내 배터리사들이 뒤늦게 LFP 배터리 개발에 나선 것이다.
◇Q4. LFP 배터리 시장의 강자는
중국이다. 삼성SDI·LG에너지솔루션·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NCM 배터리에 주력해온 동안 중국 기업들은 값싼 LFP 배터리에 집중해왔다. 중국은 철과 인산염의 주요 생산국인 만큼 LFP 배터리 제조의 가격 우위를 갖춘 데다 기술력 또한 글로벌 선두권이다. 더구나 중국 전기차들은 대부분 자국의 LFP 배터리를 사용하면서 CATL과 비야디(BYD) 등 중국 배터리사들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90% 수준이다.
◇Q5. 향후 전망은
국내 배터리 3사의 LFP 배터리 판매는 미국 ESS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늘어날 전망이다. 미·중 갈등의 여파로 한국산 배터리 수요가 늘어나는 반사 이익도 기대된다. 다만 중국 기업과의 기술적 격차를 극복하고, 가격 경쟁에서 살아남는 등 넘어야 할 산도 적잖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