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한 레지던스 호텔. 이곳에는 일반 호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프런트 데스크가 없다. 여행객은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프런트를 찾느라 두리번거리지 않고, 객실로 곧장 향한다. 당일 정오쯤 문자 메시지로 미리 받아둔 도어록 비밀번호를 객실 문 앞에서 입력하기만 하면 체크인은 끝이다.
이처럼 프런트 없는 호텔이 가능한 ‘호텔 숙박 관리 시스템(PMS·Property Management System)’을 자체 개발해 운영하는 국내 호텔 운영사가 있다. 국내 1위 레지던스 호텔 운영사 ‘핸디즈’가 주인공이다. 핸디즈를 창업한 정승호(42) 대표는 “4년 전 약 50억원을 들여 PMS를 손수 개발했다”며 “그 덕분에 기존 호텔과 비교해 10분의 1에 불과한 인력으로 전국에 흩어진 객실을 관리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2015년 에어비앤비 호스트를 위한 청소·세탁 대행 플랫폼으로 시작한 핸디즈는 이제 연매출 700억원대의 호텔 운영사로 성장했다. WEEKLY BIZ는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에서 정 대표를 만나 그가 이뤄낸 성공의 비결을 들어봤다.
◇PMS로 매출 두 배 오른 곳도
-PMS를 직접 개발한 계기는.
“2020년까지는 핸디즈도 상용 PMS를 사용했다. 그런데 곧 한계에 부딪혔다. 핸디즈의 호텔 브랜드는 모두 무인으로 운영되는 콘셉트인데, 기존 시스템은 인력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호텔 시스템에 맞춰져 있어 맞지 않았다. 이에 우리는 전국에 흩어진 객실 정보를 한곳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PMS를 자체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PMS 개발로 뭐가 달라졌나.
“(자체 앱인 ‘어반스테이’를 통해 입실하는) 다이렉트 체크인 기능은 물론 주차 관제 시스템, 복도 청소 로봇 투입까지 우리가 필요한 건 뭐든 시스템에 연동할 수 있게 됐다. 호텔 운영사 입장에선 활용 방법이 무궁무진해진 것이다.”
-PMS가 매출에도 영향을 줬나.
“기존 호텔들은 직원이 아침 9시에 출근해 경쟁사 홈페이지를 보며 가격을 정한다. 그래서 직원이 퇴근하는 오후 6시 이후엔 가격이 고정된다. 하지만 우리는 자체 PMS 덕분에 ‘스마트 프라이싱(가격 자동 조정)’이 가능해졌다. 항공권처럼 실시간으로 최적의 객실 요금이 변하는 구조다. AI가 주변 경쟁 숙소의 가격과 점유율, 지역에서 발생하는 각종 이벤트와 객실 예약 내부 데이터 등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자동으로 객실 요금을 책정한다. 기본 원칙은 경쟁 호텔 중 최저가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매출은 두 배 이상 오른 지점들이 생겨났다. 자체 PMS 없이는 이런 가격 책정이 불가능하다. 핸디즈는 (이와 관련) 특허 출원까지 마쳤다”
◇복도 청소, 수건 배달 로봇까지
-사람이 필요한 경우도 있을 텐데.
“직원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다만 기존 호텔들이 50명의 직원을 고용해야 하는 일을 핸디즈는 5명의 인력만으로 충분히 해결한다. 기술이 뒷받침을 해줘 가능한 일이다. 인건비가 줄어든 덕분에 고객에게는 합리적인 가격의 숙소를 제공하면서 객실 소유주에게는 안정적인 수익도 보장한다. 최근에는 복도 청소를 위해 상용 로봇을 시범 투입했는데, 향후에는 수건 배달 같은 단순 서비스도 로봇이 대체할 계획이다.
-핸디즈가 그리는 미래는.
“핸디즈는 숙박을 ‘공간을 짧은 기간 쓰는 서비스’로 정의한다. 반대로 공간을 장기간 쓰는 서비스는 ‘주거’로 본다. 머무는 기간에만 차이가 있을 뿐 본질은 같다. 그래서 핸디즈의 목표는 여행객뿐 아니라 한 달, 나아가 1년 이상 머무를 고객에게도 공간 설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실제로 전체 객실 가운데 17%(약 600개)는 장기 투숙객이 차지한다. 물론 장기 투숙은 주변 월세보다 15~20%가량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집주인과 부딪힐 필요도 없고 호텔급 서비스도 여전히 누릴 수 있다. 이 모든 건 결국 자체 개발한 PMS 덕분이라고 본다.”